떠나가는 겨울…충남 알프스에서 한 번 더 붙잡아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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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한 도시, 충남 청양
산세 험한 칠갑산, 충남 알프스라 불려
13일까지 얼음분수축제…볼거리 가득
청양 10선 중 하나인 천장호
흔들흔들 207m 출렁다리 '아찔'
산세 험한 칠갑산, 충남 알프스라 불려
13일까지 얼음분수축제…볼거리 가득
청양 10선 중 하나인 천장호
흔들흔들 207m 출렁다리 '아찔'
충남 청양은 입안을 알싸하게 만드는 청양고추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유명 관광지 대신 특산물이 더 알려졌다는 것은, 달리 말하면 청양에 얼마나 많은 관광지가 있는지 사람들이 잘 모른다는 얘기이기도 합니다. 칠갑산 자락 아래 수려하게 펼쳐진 청양의 자연경관은 일품입니다. 거울처럼 맑은 천장호와 아찔한 천장호 출렁다리, 얼음조각 작품을 보며 하루를 즐길 수 있는 알프스 마을에서 모덕사까지 다양한 볼거리를 품고 있는 청양으로 주말여행을 계획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알프스마을 주차장은 평일에도 아이와 함께 온 가족 단위 방문객과 젊은 연인들의 차량으로 붐빈다. 알프스마을에서 처음 칠갑산얼음분수축제를 연 것은 2008년. 겨울 놀이를 즐기는 알찬 축제로 입소문이 나면서 전국에 널리 알려졌다.
축제장 입구에 있는 얼음분수를 지나면 2022년 임인년을 상징하는 호랑이와 뽀로로 캐릭터 눈 조각이 나온다. 그 옆에서는 미국의 ‘자유의 여신상’, 브라질 코르코바도의 ‘구원의 예수상’, 이탈리아 피사의사탑,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오페라하우스 등의 눈조각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반대편에는 서울 남산타워, 부산 광안대교, 강원도 감자, 경기도 수원화성, 경상도 하회탈, 전라도 남원 광한루, 제주 돌하르방 등 국내 팔도강산의 상징물 조각이 배치돼 있다. 팔도강산 옆에는 애니메이션 ‘겨울왕국’ 주인공 엘사의 눈 조각과 이글루가 있는데 어린이 방문객이 가장 선호하는 곳이다.
눈 조각을 지나면 아이들을 위한 썰매장이 나온다. 어린이 수준에 맞춘 눈썰매장과 실내 봅슬레이장이 있다. 메인 썰매장 앞에는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캐릭터 영희가 새겨져 있다. 메인 썰매장에 들어서면 대규모 놀이동산에 온 느낌이다. 거대한 얼음판에서 아이와 어른이 뒤섞여 썰매를 탄다.
청양의 또 다른 볼거리는 장곡사다. 신라 문성왕 때 보조선사 체징이 창건했다고 전해지는 고찰이다. 국보 2점과 보물 4점을 간직한 장곡사는 특이하게도 대웅전이 두 개다. 각각 상대웅전과 하대웅전으로 불리는데, 상대웅전 안에는 철조약사불좌상부석조대좌(국보)와 철조비로나자불좌상부석조대좌(보물)가 나란히 모셔져 있다. 하대웅전에는 금동약사불좌상(보물)이 있다.
불상은 제작 시기에 따라 부처님의 모습과 차림새 차이가 난다. 상대웅전에 모셔진 통일신라 시대 불상 2기는 얼굴 표정이 근엄하고 부채꼴 모양의 옷주름 표현까지 정교하기 이를 데 없다. 반면 고려시대 때 제작한 금동약사불좌상은 표정이 온화하고 금속판으로 만든 금구장식 등이 어우러져 옷차림이 화려하다.
면암은 조선 후기 흥선대원군의 실정을 상소했다가 관직을 삭탈당하고 흑산도로 유배됐다. 1905년 을사늑약이 체결되자 을사오적을 처단할 것을 주장하면서 의병을 모아 일본군과 맞서 싸우다 일본 헌병대에 체포돼 대마도로 유배되기도 했다. 면암은 적국 사람이 주는 음식을 먹을 수 없다며 단식하다 끝내 순국했다. 모덕사 현판은 고종황제가 내린 글 가운데 “면암의 덕을 흠모한다(艱虞孔棘慕卿宿德)”는 구절에서 ‘모(慕)’자와 ‘덕(德)’자를 따서 썼다. 모덕사에는 면암이 실제로 거주하고 책을 읽었던 ‘중화당’과 6000여 권의 서책 및 서찰이 보관된 ‘춘추관’ 유물전시관이 있다.
중화당 앞에 있는 배롱나무는 늦여름부터 가을까지 붉은 꽃이 활짝 핀다고 한다. 바로 앞의 우목저수지 방향으로 나 있는 연못에서 모덕사 전체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데, 연못에 반영된 모덕사의 풍경이 매혹적이어서 사진작가들이 즐겨 찾는 곳이기도 하다.
청양=글·사진 최병일 여행레저전문기자 skycbi@hankyung.com
세계 각국 상징물로 만든 얼음조각
칠갑산은 산세가 험해 ‘충남의 알프스’라고 불린다. 칠갑산 산기슭에 자리잡은 정산면 청산리는 자칭 타칭 ‘알프스마을’로 불린다. 날씨가 추워지면 알프스마을이란 이름처럼 눈과 얼음 가득한 겨울 왕국으로 변신하기 때문이다. 이번 주말(13일)까지 열리는 칠갑산얼음분수축제는 얼음 분수와 눈 조각 같은 볼거리, 눈썰매와 얼음썰매, 깡통기차 등 놀거리로 가득하다.알프스마을 주차장은 평일에도 아이와 함께 온 가족 단위 방문객과 젊은 연인들의 차량으로 붐빈다. 알프스마을에서 처음 칠갑산얼음분수축제를 연 것은 2008년. 겨울 놀이를 즐기는 알찬 축제로 입소문이 나면서 전국에 널리 알려졌다.
축제장 입구에 있는 얼음분수를 지나면 2022년 임인년을 상징하는 호랑이와 뽀로로 캐릭터 눈 조각이 나온다. 그 옆에서는 미국의 ‘자유의 여신상’, 브라질 코르코바도의 ‘구원의 예수상’, 이탈리아 피사의사탑,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오페라하우스 등의 눈조각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반대편에는 서울 남산타워, 부산 광안대교, 강원도 감자, 경기도 수원화성, 경상도 하회탈, 전라도 남원 광한루, 제주 돌하르방 등 국내 팔도강산의 상징물 조각이 배치돼 있다. 팔도강산 옆에는 애니메이션 ‘겨울왕국’ 주인공 엘사의 눈 조각과 이글루가 있는데 어린이 방문객이 가장 선호하는 곳이다.
눈 조각을 지나면 아이들을 위한 썰매장이 나온다. 어린이 수준에 맞춘 눈썰매장과 실내 봅슬레이장이 있다. 메인 썰매장 앞에는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캐릭터 영희가 새겨져 있다. 메인 썰매장에 들어서면 대규모 놀이동산에 온 느낌이다. 거대한 얼음판에서 아이와 어른이 뒤섞여 썰매를 탄다.
아찔한 즐거움, 천장호 출렁다리
알프스 마을에서 멀지 않은 곳에 천장호가 있다. 칠갑산 동쪽 기슭에 있는 천장호는 원래 농업용 저수지로 축조한 것인데 깨끗한 물과 수려한 주변 경관이 어우러져 청양명승 10선의 하나로 꼽힌다. 천장호에는 2009년 제작된 길이 207m의 출렁다리가 있다. 지금은 타이틀을 내줬지만 2017년 한국기록원이 국내에서 가장 긴 다리로 공식인증했던 다리다. 칠갑산 등산로로 향하는 등산객과 청양을 찾은 관광객들에게 아찔한 스릴과 즐거움을 선사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청양 특산물인 고추와 구기자 모양으로 만든 높이 16m의 주탑이 인상적이다. 살짝 흔들리는 다리를 건너면 산책로와 칠갑산 등산로가 이어진다. 등산로를 10분 정도 올라가면 전체 풍경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나온다.청양의 또 다른 볼거리는 장곡사다. 신라 문성왕 때 보조선사 체징이 창건했다고 전해지는 고찰이다. 국보 2점과 보물 4점을 간직한 장곡사는 특이하게도 대웅전이 두 개다. 각각 상대웅전과 하대웅전으로 불리는데, 상대웅전 안에는 철조약사불좌상부석조대좌(국보)와 철조비로나자불좌상부석조대좌(보물)가 나란히 모셔져 있다. 하대웅전에는 금동약사불좌상(보물)이 있다.
불상은 제작 시기에 따라 부처님의 모습과 차림새 차이가 난다. 상대웅전에 모셔진 통일신라 시대 불상 2기는 얼굴 표정이 근엄하고 부채꼴 모양의 옷주름 표현까지 정교하기 이를 데 없다. 반면 고려시대 때 제작한 금동약사불좌상은 표정이 온화하고 금속판으로 만든 금구장식 등이 어우러져 옷차림이 화려하다.
사진작가들이 즐겨 찾는 모덕사 풍경
청양 10경 중 하나인 모덕사(慕德祠)는 풍경도 풍경이지만 조선 후기 애국지사인 면암 최익현 선생의 위패와 영정을 모신 사당이라는 점에서 꼭 한 번 들러볼 만한 곳이다. 모덕사 입구에는 면암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면암은 조선 후기 흥선대원군의 실정을 상소했다가 관직을 삭탈당하고 흑산도로 유배됐다. 1905년 을사늑약이 체결되자 을사오적을 처단할 것을 주장하면서 의병을 모아 일본군과 맞서 싸우다 일본 헌병대에 체포돼 대마도로 유배되기도 했다. 면암은 적국 사람이 주는 음식을 먹을 수 없다며 단식하다 끝내 순국했다. 모덕사 현판은 고종황제가 내린 글 가운데 “면암의 덕을 흠모한다(艱虞孔棘慕卿宿德)”는 구절에서 ‘모(慕)’자와 ‘덕(德)’자를 따서 썼다. 모덕사에는 면암이 실제로 거주하고 책을 읽었던 ‘중화당’과 6000여 권의 서책 및 서찰이 보관된 ‘춘추관’ 유물전시관이 있다.
중화당 앞에 있는 배롱나무는 늦여름부터 가을까지 붉은 꽃이 활짝 핀다고 한다. 바로 앞의 우목저수지 방향으로 나 있는 연못에서 모덕사 전체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데, 연못에 반영된 모덕사의 풍경이 매혹적이어서 사진작가들이 즐겨 찾는 곳이기도 하다.
청양=글·사진 최병일 여행레저전문기자 skyc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