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한파에도 "훈련 이상 無"…선수들도 "준비된 시설" 찬사
KIA '겨울 야구 성지' 함평 훈련장…"해외 훈련보다 낫다"
전남 함평에 위치한 기아챌린저스필드가 KIA 타이거즈 겨울 야구의 성지가 되고 있다.

KIA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해외 전지 훈련 대신 국내에서 동계 훈련을 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홈구장인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와 함평 기아챌린저스필드를 오가며 훈련했지만, 올해는 지난 1일부터 함평에서만 겨울을 난다.

올겨울 KIA가 광주 대신 함평을 선택한 것은 상대적으로 온화한 기후 때문이기도 하지만, 기아챌린저스필드에 훨씬 더 체계적인 훈련 시설이 구비돼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3년 8월 개장한 기아챌린저스필드는 정식 구장 규격을 갖춘 주 경기장과 내야 수비 훈련에 특화한 보조구장, 2천379㎡의 넓은 실내연습장을 갖추고 있다.

2019년에는 조명 장치를 갖춘 신설 구장이 개장하면서 야간 훈련도 가능하게 됐다.

여기에 4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기숙사가 딸린 클럽하우스와 수중 치료실·물리치료실 등 최첨단 시설이 완비된 재활센터도 갖추고 있어 최적의 훈련 장소라는 평가를 받는다.

KIA '겨울 야구 성지' 함평 훈련장…"해외 훈련보다 낫다"
기아챌린저스필드의 효용성은 전남 지역에 갑작스러운 한파가 닥친 지난 5일 완벽하게 입증됐다.

기온이 -4도로 내려간데다 눈발마저 날리면서 야외 훈련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가 되자 김종국 KIA 감독은 선수들을 실내연습장으로 불러 모았다.

구단 관계자들을 동원해 온풍기 여러 대를 가동하자 실내연습장은 금세 따뜻해졌고, 선수들은 넓은 실내연습장에서 타격 훈련과 수비 훈련을 돌아가며 받을 수 있었다.

투수들도 특수 비닐 막으로 둘러싼 주 경기장 1루 불펜에서 불펜 투구를 하며 몸을 풀었다.

어수선했던 훈련장 분위기는 불과 30분 만에 말끔하게 정리됐다.

한파가 6일 오후 누그러져 야외 훈련이 가능할 정도로 날씨가 풀리자 김종국 감독은 곧바로 선수들을 주 경기장에 집합시켰다.

실내연습장과 주 경기장의 거리가 30여m에 불과하기 때문에 선수들은 신속하게 이동한 뒤 훈련에 집중할 수 있었다.

KIA '겨울 야구 성지' 함평 훈련장…"해외 훈련보다 낫다"
지난해 30년 만에 처음으로 국내에서 동계 훈련을 한 KIA는 훈련의 성과를 장담할 수 없었다.

하지만 적어도 훈련 여건 면에서는 기아챌린저스필드가 다른 해외 전지 훈련장에 절대 뒤지지 않는다는 것이 구단 관계자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KIA 구단의 한 관계자는 "벌써 코로나19 이후 해외로 훈련 갈 생각을 하니 걱정이 된다.

훈련뿐만 아니라 숙소 등 생활면에서도 함평이 훨씬 더 편리하다"며 농담 섞인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KIA '겨울 야구 성지' 함평 훈련장…"해외 훈련보다 낫다"
김종국 감독과 선수들도 함평에서의 동계 훈련에 만족감을 표했다.

김 감독은 6일 훈련 종료 후 "훈련 시설이 좋아서 한파에 눈까지 내렸지만, 훈련에는 전혀 차질이 없었다.

계획한 대로 훈련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선수들도 체계적인 훈련장 시설에 감탄하며 합격점을 부여했다.

원래 광주 자택에서 출·퇴근할 예정이었던 나성범은 지난 1일 동계 훈련이 시작되자마자 클럽하우스 숙소로 들어가겠다고 자청했다.

고종욱도 "9일부터는 여기 숙소를 쓰면서 훈련에 더 집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첫 겨울을 맞이한 외국인 선수들도 함평의 훈련 환경에 찬사를 보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와 일본프로야구(NPB) 등에서 뛰었던 션 놀린(33)은 "어린 선수들이 체계적으로 훈련을 잘 받을 수 있도록 준비된 시설"이라며 만족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