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공-후공 번갈아 경기…상대 스톤 쳐내고 중앙 차지해야 득점
얼음 위에서 3시간 경기, 체력 관건…'팀 킴' 2연속 메달 기대

[알고보는 베이징] (17) 얼음 위 불꽃 튀는 전략 싸움 컬링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여자 컬링 국가대표팀 '팀 킴'이 은메달을 획득한 이후로 컬링은 국내에서 꽤 친숙한 동계 스포츠 종목이 됐다.

강릉과 의성, 의정부. 청주, 인천, 진천, 태릉에 컬링 경기장 등 인프라가 구축되면서 전국 각지에서 컬링 동호인이 늘어났다.

하지만 대다수 스포츠 팬들에게 컬링은 여전히 따분하게 느껴질 수 있는 종목이다.

낯선 경기 규칙과 용어들로 인해 경기 내용을 온전히 이해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

컬링은 경기 규칙은 단순지만 경기 내내 여러 전략이 복잡하게 펼쳐진다.

컬링은 빙판 위에 그려진 표적판(하우스) 중앙(버튼)에 약 20㎏ 무게의 돌(스톤)을 던지고, 양 팀 중 어느 팀의 스톤이 버튼에 더 가까운지로 승부를 정하는 경기다.

양 팀이 번갈아서 8개(믹스더블 5개)의 스톤을 던지면 하나의 엔드(End)가 마무리된다.

총 10엔드(믹스더블 8엔드)까지 경기를 치러 더 많은 점수를 낸 팀이 승리한다.

하우스 내에 있는 스톤 중 상대 팀 스톤보다 버튼에 더 가까운 스톤 개수에 따라 점수를 얻는다.

한 엔드 당 팀별로 총 8개의 스톤을 던지기 때문에 이론상 1∼8점이 한 엔드에서 얻을 수 있는 득점이다.

[알고보는 베이징] (17) 얼음 위 불꽃 튀는 전략 싸움 컬링
컬링에선 스톤을 상대 팀보다 더 가까이 버튼에 붙이거나, 점수로 이어질 상대 팀 스톤을 하우스 밖으로 밀어내는 것이 중요한 전략이다.

이 때문에 당연히 나중에 스톤을 던지는 후공팀이 먼저 스톤을 던지는 선공팀에 비해 훨씬 유리하다.

한 엔드에서 점수를 낸 팀이 다음 엔드에서 선공을 맡기 때문에 각 엔드마다 후공팀은 최대한 많은 점수를 내려고 시도한다.

이에 맞서 선공팀은 후공팀이 한 엔드에서 2점 이상을 내지 못하도록 철저히 방어해야 한다.

자신이 후공인 엔드에서는 최대한 많은 점수를 내고 선공인 엔드에서는 1점 이하로 실점하는 것이 '컬링의 승리 공식'인 셈이다.

[알고보는 베이징] (17) 얼음 위 불꽃 튀는 전략 싸움 컬링
후공팀이 1점밖에 내지 못하면 사실상 공격에 실패한 것으로 취급된다.

이 때문에 과거 컬링에서는 선공팀이 후공팀의 스톤을 하우스 밖으로 모두 쳐내 1점만 내주는 전략을 펼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런 플레이는 경기를 지루하게 할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지금은 각 팀당 두 개씩의 스톤을 던지기 전까지는 하우스 바깥의 프리가드존에 있는 상대 팀 스톤을 밖으로 쳐낼 수 없다.

이를 '프리가드 룰'이라고 한다.

간혹 후공팀이 선공팀의 방어전략이 막혀 단 한 점도 내지 못하고, 오히려 선공팀에 점수를 뺏기는 경우도 있는데 이를 '스틸'(steal)이라고 한다.

상대의 전략을 간파하고, 상대가 예측하지 못한 곳에 스톤을 던지는 등 두뇌를 많이 쓴다는 점에서 컬링은 '얼음 위의 체스'라고도 불린다.

'머리싸움'이 중요하다 보니 신체활동이 적을 것이라는 편견이 있지만, 컬링은 의외로 체력 소모가 상당한 스포츠다.

컬링은 표면 온도가 -4℃인 얼음 위에서 경기를 치른다.

경기를 한 번 치르는 데 2시간 30분에서 3시간 정도가 걸린다.

추운 환경에서 장시간 서 있기만 해도 추위로 인한 체력 소모가 생기는데, 평소 쓰지 않는 근육을 사용하며 장거리를 이동해야 해 강한 체력이 요구된다.

[알고보는 베이징] (17) 얼음 위 불꽃 튀는 전략 싸움 컬링
컬링은 1998년 일본 나가노 동계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이 됐다.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까지는 남·여 4인제 컬링 경기만 하다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처음으로 믹스더블(혼성 2인조)이 채택됐다.

올림픽에서는 10개 팀이 풀리그 방식으로 예선전을 치른다.

예선 1위와 4위, 2위와 3위가 준결승에서 맞붙는다.

한국 컬링이 동계올림픽에 출전한 것은 2014년 소치 대회가 처음이었다.

당시 태극마크를 달았던 경기도청 여자컬링팀은 첫 올림픽에서 3승 6패로 10개 팀 가운데 8위를 차지했다.

4년 뒤 평창동계올림픽에서는 팀 킴이 8승 1패를 기록하며 1위로 예선을 마무리했다.

준결승전에서 일본을 제치고 결승에 오른 팀 킴은 스웨덴에 3-8로 패해 은메달을 획득했다.

세계선수권대회와 올림픽자격대회를 거쳐 베이징동계올림픽 마지막 출전권을 손에 넣은 팀 킴은 2연속 올림픽 메달 획득에 도전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