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방송된 드라마 '검은 태양', '악마판사'를 비롯해 최근 TV나 스크린을 중심으로 활동했지만, 1995년 연극무대에 데뷔한 후 각종 연기상을 휩쓸며 무대를 주름잡았다.
그가 내년 1월 11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개막하는 연극 '리차드3세'를 통해 오랜만에 무대에서 관객을 만난다.
28일 화상인터뷰에서 장영남은 "새로운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오랜만에 연극을 하겠다고 마음먹었다"며 "뭔가 허전한 것 같으면 찾게 되는 게 연극이고, 헛헛함을 채워줄 작품으로 '리차드3세'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그는 "무대는 내게 배우로서의 생명력을 불어넣는 공간"이라며 "관객들 앞에 다시 서게 돼 긴장되고 떨린다"고 소감을 전했다.
장영남의 연극 출연은 2018년 '엘렉트라' 이후 약 4년 만이다.
'엘렉트라'는 2011년 '산불' 이후 7년 만의 무대 복귀작이었다.
'리차드3세'는 영국 장미전쟁 시대의 실존 인물을 바탕으로 셰익스피어가 쓴 희곡이 원작이다.
황정민이 2018년 초연에 이어 꼽추로 태어난 희대의 악인 리차드를 연기한다.
온갖 음모와 술수로 왕위에 오르는 인물이다.
장영남은 리차드 3세의 형수인 엘리자베스 왕비 역을 맡아 이번에 합류했다.
리차드 3세에 의해 아들이 모두 살해되자 딸들과 도망친 뒤 리차드 3세를 폐위시킬 계획을 세운다.
그는 "훌륭한 극작가 셰익스피어 작품에 출연하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라며 "고전은 쉽지 않지만 그만큼 우리에게 큰 감동을 준다"고 말했다.
나란히 연극에 뿌리를 둔 황정민과 장영남은 영화 '국제시장'에서 모자지간으로 출연하기도 했다.
실제로는 황정민이 장영남의 계원예고, 서울예대 직속 선배다.
장영남은 "영화에서 엄마와 아들로 만났는데 이번에는 대립하는 관계"라며 "'리차드3세' 초연 때 관객석에서 공연을 봤는데 황정민 선배의 엄청난 에너지에 큰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또 "이번에 새로 투입된 배우들과 일일이 대사를 다 맞춰주는 모습에 '역시 황정민'이라는 말이 저절로 나왔다"며 "행복한 작업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 작품은 리차드 3세의 모노드라마라고 할 수 있다"며 "리차드 3세가 관객들을 들었다 놨다 하며 극을 이끌어가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소개했다.
장영남은 엘리자베스 왕비 역에 대해서는 "권력을 향한 야망도 있으면서 아이를 지키기 위한 모성애도 가지고 있다"며 "강인한 여성으로 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자신의 작품으로 그는 연극 '분장실'을 꼽았다.
앞으로는 새로운 작품에서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했다.
그는 "늘 다르게 보여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며 "그것이 배우로서의 즐거움이자 행복이고, 늘 변화하는 게 숙제이자 목표"라고 말했다.
이순재와 신구를 비롯한 원로배우들이 여전히 연극무대에서 뜨거운 연기 열정을 보여주는 것에 대한 소회도 밝혔다.
장영남은 "곧 50세가 되는 나도 심장이 터질 것 같고 대사를 걱정하는데 그 연세에 큰 무대를 책임지시는 게 경이롭고 위대하다"며 "선생님들을 보면서 허튼 생각 말고 열심히 앞만 보고 잘 걸어가야겠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