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이 1·2차전 합계 3-2 앞서던 후반전 연이은 지연 행위
강원 팬은 박수, 대전 팬은 물병 투척…이민성 대전 감독 항의하기도
승격과 잔류를 가르는 프로축구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PO)에서 경기를 지연시킨 '볼보이'의 행동이 크게 주목받았다.

12일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 승강 PO 2차전에서 홈 팀 강원FC는 K리그2(2부 리그) 대전하나시티즌을 3-1로 제압했다.

원정으로 치른 1차전에서 0-1로 졌던 강원은 1, 2차전 합계 4-2로 앞서 내년에도 K리그1에서 뛰게 됐다.

강원이 합계 3-2로 앞서던 후반전 중반 볼보이가 대전 공격 상황에서 공을 늦게 전달했다.

한 골이 급한 대전 선수들과 코치진은 애가 탈 수밖에 없었다.

이런 볼보이의 행동이 반복되자 급기야 이민성 대전 감독은 벤치를 박차고 나와 핏대를 세우며 항의했다.

대전 팬들은 볼보이를 향해 물병을 던지기까지 했다.

강원은 후반 47분 황문기의 골로 한 점을 더 달아나며 완승을 거뒀다.

볼보이는 강원 산하 유스팀이 돌아가면서 맡는데, 이번에는 강릉제일고 선수들이 나섰다.

강원 팬들은 볼보이들이 느릿느릿 움직일수록 좋아하며 더 크게 손뼉을 쳤다.

강원 팬들에게 이날 최고의 스타는 '잔류골'을 넣은 한국영이 아니라 볼보이인 것처럼 보였다.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이 감독은 볼보이의 '지연 행위'에 대해 불쾌한 심정을 숨기지 않았다.

이 감독은 "원정 경기이니 감수해야 한다.

심판이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도 아니다"라면서도 "팬들도 오셨는데, 그런 부분에서 좀 깨끗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강원 최용수 감독은 "볼보이의 영역까지 내가 관여할 바는 아니다"라면서 "홈 어드밴티지는 전 세계 어디에나 다 있다.

굳이 신경 안 쓰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