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통신은 30일 "뉴질랜드 역도 대표팀에 뽑힌 뒤 침묵했던 허버드가 도쿄올림픽 출전을 앞두고 IOC에 고마움을 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허버드는 "올림픽이 우리의 희망과 이상, 가치를 이야기는 국제적인 이벤트라는 걸 알게 됐다.
나의 올림픽 출전을 위해 힘써 준 IOC에 감사하다"고 짧은 성명을 냈다.
허버드는 8월 2일 일본 도쿄 국제포럼에서 열리는 역도 여자 최중량급(87㎏ 이상)에 출전한다.
허버드는 남자로 태어났고, 105㎏급 남자 역도 선수로 활약했다.
남자 선수로 활동할 때의 이름은 '개빈'이었다.
2013년 성전환 수술을 한 하버드는 IOC가 2015년 성전환 선수의 올림픽 출전을 허용하면서 여성부 경기에 출전할 자격을 얻었다.
IOC는 당시 성전환 선수가 여성부 대회에 출전하려면 첫 대회 직전 최소 12개월간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혈중농도가 10nmol/L(혈액 1리터당 10나노몰. 나노는 10억분의 1) 이하여야 한다는 지침과 함께 출전을 허용했다.
2017년부터는 뉴질랜드 국가대표로 뛰었고, 그해 12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에서 열린 세계역도선수권대회 여자 최중량급 경기에서 인상 124㎏, 용상 151㎏을 들어 합계(275㎏) 2위에 올랐다.
성(性)을 바꾼 선수가 세계역도선수권에서 메달을 딴 건 허버드가 처음이었다.
허버드는 '역도 약소국' 뉴질랜드에서 남녀 합해 최초로 세계역도선수권대회 메달을 손에 쥔 선수로도 기록됐다.
2021년 여름, 허버드는 많은 논란 속에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했다.
뉴질랜드 올림픽위원회 등 많은 단체와 사람들이 허버드의 올림픽 출전을 응원한다.
그러나 선수들 사이에서는 "공정하지 않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허버드가 '남자 선수'일 때 만든 최고 개인 기록은 1998년 작성한 합계 300㎏이다.
그가 뛰던 남자 105㎏급 경기에서는 국제 경쟁력이 없는 기록이다.
여자부 경기에서 허버드는 합계 기준 개인 최고 285㎏을 들었다.
이번 올림픽에도 출전하는 여자 최중량급 세계 최강 리원원(중국)이 보유한 세계기록 332㎏과는 격차가 크지만, 허버드가 개인 최고 기록을 세우면 도쿄올림픽에서 동메달 정도는 노릴 수 있다.
허버드가 플랫폼 위에 서는 순간, 그는 또 한 번 논란의 중심에 설 수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