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경문(63) 한국 야구대표팀 감독은 "(2019년) 프리미어12에서 봤을 때와 또 다른 선수가 됐다"며 "확실히 해줄 선수라는 믿음이 생긴다"고 말했다.
김 감독이 말한 '확실히 해줄 선수'는 강백호(22·kt wiz)다.
도쿄올림픽 한국 야구 대표팀 야수 중에 가장 어리지만, 이번 대표팀 내 존재감은 '한국 야구를 대표한 거포' 이승엽(SBS 해설위원), 이대호(롯데 자이언츠) 수준이다.
김경문 감독은 27일 일본 첫 현지 훈련을 시작하며 "강백호가 '형님'들보다 경험은 부족하지만, 야구를 보는 시야가 넓다.
번트도 잘 대지 않는가"라고 흐뭇하게 웃었다.
한국 야구대표팀을 향해 '확실한 에이스의 부재'와 함께 '과거 이승엽처럼 홈런으로 분위기를 바꿀 선수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나 스타의 부재는 새로운 스타 탄생의 기회이기도 하다.
KBO리그에서 이미 강백호는 '스타 플레이어'다.
2018년에 입단해 타율 0.290, 29홈런, 84타점을 올리며 신인왕에 오른 강백호는 이후에도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었다.

강백호는 KBO리그 전반기에 타율 0.395, 10홈런, 61타점을 올렸다.
타율은 2위 양의지(NC 다이노스·0.348)를 크게 앞선 압도적인 1위고, OPS(장타율+출루율)는 1.071로 양의지(1.111)에 근소하게 뒤진 2위다.
타고난 힘으로 무시무시한 타구 속도를 만들면서도, 수비 위치를 극단적으로 바꾸는 상대 시프트에는 '기습 번트'로 대응하는 영리함도 갖췄다.
김경문 감독은 '천재' 강백호를 도쿄올림픽 대표팀 타선의 핵으로 꼽고 있다.
'축구 천재' 이강인(발렌시아)은 28일 일본 요코하마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온두라스와 도쿄올림픽 B조 3차전 최종전에서 골을 넣은 뒤, 야구 배트를 휘두르는 듯한 세리머니를 펼치며 강백호와의 약속을 지켰다.
한국 야구 대표팀은 29일 오후 7시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이스라엘과 B조 1차전을 벌인다.
'야구 천재' 강백호가 '축구 세리머니'로 화답할 차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