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본길은 28일 일본 지바의 마쿠하리 메세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단체전 금메달을 획득한 뒤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을 만나 "런던의 형들이 없었다면 지금 이 자리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본길, 오상욱(성남시청), 김정환(국민체육진흥공단), 김준호(화성시청)로 구성된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이날 단체전 결승에서 이탈리아를 45-26으로 완파하고 한국 펜싱에 이번 대회 첫 금메달을 안겼다.
ADVERTISEMENT
남자 사브르 단체전으로 한정하면 2012년 런던올림픽에 이어 대회 2연패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땐 남자 사브르 단체전이 열리지 않았다.
ADVERTISEMENT
구본길은 현재 맏형인 김정환과 더불어 한국 펜싱, 그리고 사브르의 전성기를 연 '런던 멤버'다.
그땐 대표팀의 막내로 김정환, 원우영, 오은석과 함께 한국 펜싱 최초의 올림픽 단체전 우승을 일구고, 이번엔 김정환과 두 동생의 사이에서 버텨줬다.

ADVERTISEMENT
"런던 멤버는 정말 노련하고 전술적으로 강했다.
원우영, 오은석 형이 오상욱, 김준호가 올라올 때까지 기다려줘서 현재의 팀이 있는 것 자체가 형들의 덕분이다.
고맙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나흘 전 개인전 때 첫판인 32강전에서 마튀아스 스차보(독일)에게 불의의 완패를 당하며 돌아섰던 구본길은 이날 단체전에선 한결 나아진 경기력으로 타이틀 방어에 힘을 보탰다.
구본길은 "개인전에서 못 해서 경기력이 떨어졌는데, 간절함으로 버틴 게 지금의 이 금메달로 이어졌다.
제가 제 몸을 못 믿는데 선후배들이 하면 된다고 믿어줬다"며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하지만 "팀 내 최고 미남은 누구로 생각하냐'는 질문엔 "제가 저라고 말할 수는 없지 않으냐"고 망설여 취재진의 폭소를 자아내더니 "김준호가 1위고, 나머지는 공동 2위"라고 수습해 또 한 번 웃음을 만들어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