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쉬움의 표현이었다.
함은지는 26일 일본 도쿄 국제포럼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역도 여자 55㎏급 A그룹 경기에서 인상 85㎏, 용상 116㎏, 합계 201㎏으로 7위를 했다.
B그룹을 포함해 이 체급에 출전한 선수는 총 11명이었다.
함은지는 인상 1차 시기에서 85㎏ 무게를 들었지만, 팔꿈치가 흔들려 실패 판정을 받았다.
2차 시기에서 함은지는 다시 85㎏을 시도해 완벽한 동작으로 성공하며 포효했다.
그러나 3차 시기 90㎏을 들지 못하고, 주저앉아 아쉬워했다.
자신의 장기인 용상에서 반격하려던 계획도 틀어졌다.
함은지는 용상 1, 2차 시기에서 모두 115㎏에 실패했다.
상당한 압박감 속에서도 함은지는 용상 3차 시기에서 116㎏을 들어 실격을 피했다.
그러나 만족스럽지 않은 기록에 눈시울이 붉어졌다.

디아스는 이날 인상 97㎏, 용상 127㎏, 합계 224㎏을 들어 합계 223㎏(인상 97㎏, 용상 126㎏)을 든 랴오추윈(중국)을 1㎏ 차로 제치고 시상대 가장 위에 섰다.
용상 3차 시기에서 127㎏을 번쩍 들어 우승을 확정한 디아스는 뜨거운 눈물을 쏟아냈다.
필리핀 스포츠 역사를 바꾸는 장면이기도 했다.
디아스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53㎏급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필리핀 역도 사상 첫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됐다.
당시 3위가 한국의 윤진희였다.
디아스는 "이번 올림픽이 내 은퇴 무대가 될 것"이라고 예고한 뒤, 도쿄 플랫폼에 섰고 이번에는 필리핀 역도에 사상 처음이자, 필리핀 전 종목 여자 선수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금메달을 선물했다.
디아스의 역도 인생은 한 편의 드라마다.
실제 필리핀에서 단막극으로 제작되기도 했다.
어린 시절 디아스는 지독한 가난 탓에 물 40리터를 지고 수백 미터를 걸었다.
6남매 중 다섯째로 태어난 디아스는 '가난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은행원을 꿈꿨다.
그러나 디아스는 운동에 더 재능이 있었고, 2008년 베이징에서 필리핀 여자 역도 선수 중 최초로 올림픽 출전에 성공했다.
2012년 런던 대회 출전권도 따내며 필리핀 역도 선수 중 최초로 2회 대회 연속 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았다.
디아스는 당시 개막식에서 필리핀 선수단 기수로 나서는 영예도 누렸다.
그러나 디아스는 '상징'으로만 남지 않았다.
2016년 리우에서 필리핀 역도 사상 첫 메달(은메달)을 따더니, 2021년 도쿄에서는 필리핀 여자 선수 사상 첫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필리핀 공군이기도 한 디아스는 시상식에서 국기를 바라보며 거수 경계를 했다.
국가가 흐르는 동안 디아스의 눈에는 감격의 눈물이 흘러내렸다.
필리핀 취재진과 관계자들도 눈물을 흘리며, 디아스가 마지막 올림픽에서 거둔 드라마 같은 성과를 함께 기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