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궁협회, 2년 전 변화 감지…현대차 도움으로 심박 측정 일찌감치 도입

14일 대한양궁협회에 따르면 세계양궁연맹(WA)은 최근 각국 올림픽 대표 선수들에게 '심박수 중계방송 활용 동의서'를 보냈다.
올림픽 중계 영상을 만드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산하 올림픽주관방송사(OBS)가 선수들의 심박수를 실시간으로 중계화면에 띄우기로 하면서, WA가 선수 개인 생체정보 활용에 대한 동의를 받고 있는 것이다.
OBS가 심박수를 중계 영상에 활용하려는 것은 중계를 더 재미있게 만들기 위해서다.
양궁은 매우 정적인 스포츠다.
가만히 서서 번갈아 가며 활만 쏘는 모습이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다.

실수한 선수의 심박수가 얼마나 올라가는지 등이 시청자들에게 재미의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이런 '심박수 중계'가 과연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양궁협회는 올 초부터 심박수 측정 시스템을 도입해 훈련에 활용해왔다.
양궁협회 관계자는 "올림픽 실전과 비슷하게 꾸민 모의 훈련 환경에서도 선수들의 심박수는 내내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면서 "도쿄에서도 비슷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 발 실수한다고 해서 심박수 수치가 확 뛰는, 극적인 장면은 세계 최고 궁사들이 실력을 겨루는 올림픽 무대에서 안 나올 가능성이 커 보인다.

세계선수권 직후 회장사인 현대자동차 이노베이션 부서와 함께 센서 착용 없이 영상 카메라로 심박수 측정을 하는 시스템 개발에 나섰고, 올 초에는 완성된 시스템을 대표팀 훈련에 도입했다.
이달 초에는 자체 평가전 TV 중계 화면 제작에도 심박수 측정 시스템이 사용됐다.
작은 변화 하나도 놓치지 않는 양궁협회의 '완벽주의' 덕에 태극궁사들은 '심박수 측정'이라는 다소 생소한 환경에 가장 먼저 적응을 마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