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스포츠과학고 재학 시절 고교 무대를 평정하고 올해 한국체대로 진학한 류성현은 13일 끝난 올림픽 대표 선발전에서 이틀 연속 1위를 질주해 참가 선수 17명 중 가장 좋은 성적표를 받았다.
대한체조협회 한충식 부회장은 "고2 때 류성현을 성인 대표로 발탁했는데, 진천 선수촌에서 대표팀 훈련이 '내 스타일과 안 맞다'며 스스로 퇴촌할 정도로 당돌한 성격을 지녔다"고 흐뭇한 표정으로 일화를 소개했다.
당시 일화는 체조인들에게 류성현이 '건방지다'는 느낌보다 멘털이 강하고 주관이 뚜렷하다는 인상을 줬다.
이듬해 다시 태극마크를 단 류성현은 성인 대표팀에 합류한 지 3년 만에 대표 선발전에서 1위를 꿰차고 차세대 간판으로 입지를 굳혔다.
한 부회장은 "류성현의 강점은 신체조건과 기본기가 아주 좋다는 데 있다"며 "이제 대학 1학년인데, 체조가 '재미있다'라고 할 정도라면 걱정할 일이 없다.
스스로 알아서 운동할 줄 아는 선수"라고 높이 평가했다.
류성현의 주 종목은 마루운동으로, 이번 선발전에서도 참가 선수 중 유일하게 이틀 연속 마루운동에서 15점 이상을 받았다.
한 부회장은 또 "기술을 몸으로 표현하는 류성현의 선(線)과 발끝 모양 등이 체조 선수로서 참 예쁘다"며 "부족한 근력만 보완한다면 기구를 사용하는 다른 종목에서도 일취월장한 기량을 펼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류성현이 소환한 이주형 교수는 2000년 시드니올림픽 평행봉에서 은메달, 철봉에서 동메달을 따낸 스타 플레이어다.
한국 체조 선수로는 단일 올림픽에서 두 개 이상의 메달을 따낸 이는 이 교수가 유일하다.
이 교수는 1999년 세계선수권대회 평행봉에서는 금메달을 목에 거는 등 한국 체조의 얼굴로 시대를 풍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