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도 중요하지만, 구단 생존이 더 큰 임무"…긴축경영 이어갈 듯
손흥민(29)의 소속팀 잉글랜드 프로축구 토트넘의 대니얼 레비 회장이 골잡이 해리 케인(28)의 이적 요구에 사실상 어깃장을 놨다.

토트넘 자체 방송인 스퍼스TV는 13(한국시간) 레비 회장과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레비 회장은 처음으로 케인의 이적 요구에 대한 입장을 내놨다.

잉글랜드 최고 골잡이로 꼽히는 케인은 지난 시즌 뒤 토트넘에 이적을 요청했다.

케인은 토트넘에서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다.

이제 토트넘보다 더 적극적으로 선수를 영입하는 빅클럽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고 싶어한다.

레비 회장은 그러나 케인의 이적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으로 답했다.

그는 "이적시장이 열려있지만, 우리 구단이 원하는 것과 다른 구단이 원하는 게 언제나 맞아떨어지지는 않는다"면서 "우리는 '클럽'을 위해 옳은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이 원하는 '금액'을 맞춰 주는 구단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케인을 보내 줄 수 없다는 얘기다.

레비 회장은 선수 영입에서 금전적인 손해는 절대 보지 않는 경영자로 유명하다.

레비 회장은 "케인이 (우승을 못 해) 느끼고 있을 좌절감을 나도 잘 이해 한다"라고도 말했다.

레비 회장은 앞으로도 '긴축 경영'을 이어가겠다는 뜻도 분명히 밝혔다.

토트넘의 순위는 최근 매 시즌 하락해왔다.

2016-2017시즌 2위에서 매 시즌 한 계단씩 내려가더니 2019-2020시즌엔 6위, 지난 시즌엔 7위에 머물렀다.

순위가 내려갈 때마다 토트넘이 선수 영입에 소극적인 탓이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그러나 레비 회장은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을 신축하면서 천문학적인 액수의 빚을 진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수입도 줄어 선수 영입에 큰돈을 쓰기 어렵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레비 회장은 "우리는 유럽에서 가장 비싼 경기장을 매우 좋지 않은 시점에 지어버렸다"면서 "장기적으로는 재정이 건전하다고 볼 수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매우 조심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기장에서의) 승리도 중요하지만, 구단이 생존하는 게 더 큰 임무"라면서 "우리는 (갑부 구단주가 없는) 스스로 생존해야 하는 클럽이라는 점을 전제로 상식적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토트넘은 이날 신임 단장으로 유벤투스(이탈리아)에서 수석 스카우트와 단장으로 10년 넘게 일한 파비오 파라티치를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레비 회장은 "파라티치가 곧 새 시즌 함께 할 선수와 이적시킬 선수를 분류하는 작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