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일드카드로 최전방 자원 뽑으면 1명만 도쿄행 가능

오세훈과 조규성은 김학범호의 2020 도쿄 올림픽 본선 진출에 앞장선 일등공신이다.
올림픽 예선을 겸한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에서 번갈아 가며 원톱으로 출전해 2골씩 득점포를 가동, 김학범호의 우승에 큰 힘을 보탰다.
당시 룸메이트로 숙소 방도 같이 썼던 이들은, 오세훈이 2019년 말 상무에 입대한 상황에서 조규성이 뒤따라 올해 3월 입대하면서 인연을 이어갔다.
'절친'을 넘어 '전우'로 거듭나며 더욱 끈끈해졌다.

함께 인터뷰에 나선 오세훈은 "조 일병은 지금은 내 후임이지만, 대표팀에서는 가장 친하게 지내던 형"이라면서 "그래서 더 안쓰러웠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 둘은 도쿄로 가기 위해 엄혹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도쿄 올림픽 최종 엔트리는 와일드카드까지 더해 총 18명에 불과하다.
최전방 자원으로는 2명이 적당해 보인다.
오세훈과 조규성이 손잡고 도쿄로 가면 좋겠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이미 황의조(보르도), 손흥민(토트넘) 등을 김 감독이 와일드카드 후보로 거론했다.
이 경우 오세훈과 조규성 중에서 도쿄로 갈 수 있는 선수는 1명에 불과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둘의 장점은 확연하게 갈린다.
전형적인 타깃형 스트라이커인 오세훈이 '제2의 김신욱(상하이 선화)'이라면 보다 빠르고 공간 침투에 능한 조규성은 '제2의 황의조'다.
서로에 대한 각자의 강점을 말해보라는 질문에 오세훈은 "수비를 등지고 하는 플레이와 볼 소유는 내가 낫다"고, 조규성은 "뒷공간을 활용하는 능력은 내가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기존에 잘하던 플레이만 고수해서는 더 나은 공격수가 될 수 없다는 점을 둘 다 잘 안다.

오세훈은 한 시대를 풍미한 골잡이인 김은중 올림픽 대표팀 코치로부터 퍼스트터치, 크로스 시 움직임에 관해 많이 배우고 있다고 전했다.
완성형 공격수가 되고 싶어 하는 20대 초반의 두 골잡이를 김 감독은 매의 눈으로 지켜본다.
가장 중요한 시험 무대는 오는 12일과 15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두 차례에 걸쳐 열리는 가나 올림픽 대표팀과 평가전이다.
김 감독은 이들에게 한 번씩 선발 출전 기회를 줄 것으로 보인다.
오세훈과 조규성은 "올림픽 대표팀 최종 명단에 포함된다면 대회가 끝날 때까지 팀을 위해 희생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