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홈런 9개, 장타율 0.941로 대폭발
상대팀 공포 떨게 만드는 키움 박동원의 '파워' 스윙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의 포수 박동원(31)이 타석에 들어서면 상대 팀은 공포에 떤다.

박동원은 공을 부숴버릴 듯한 풀스윙이 트레이드마크다.

지나치게 뒤까지 휘두르다 보니 상대 팀 포수를 배트로 가격하는 상황이 종종 발생했다.

게다가 스윙 중 배트를 놓쳐 배트가 상대 팀 더그아웃으로 날아가는 위험천만한 상황도 곧잘 일어났다.

박동원이 타석에 서면 상대 팀 더그아웃은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하지만 진정한 공포는 5월부터 시작됐다.

박동원은 5월 한 달간 23경기에서 타율 0.392, 9홈런, 18타점으로 대폭발했다.

5월만 따지면 리그 전체에서 가장 많은 홈런을 때려냈다.

2위 그룹인 양의지(이하 7개·NC 다이노스), 오재일(삼성 라이온즈), 최정(SSG 랜더스)보다 2개 더 많다.

박동원은 5월 16일 고척 한화 이글스전에서 데뷔 첫 연타석 홈런을 터트린 데 이어 19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선 상대 토종 에이스 원태인을 상대로 3연타석 홈런을 쏘아 올렸다.

5월 장타율은 자그마치 0.941이다.

장타율이 6할대에 육박하면 리그 최정상급 슬러거로 대우받는데, 박동원은 이를 훌쩍 뛰어넘는다.

KBO리그 단일 시즌 장타율 1위는 2015년 에릭 테임즈(전 NC)가 작성한 0.790이었다.

메이저리그 '홈런왕' 배리 본즈가 단일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세운 2001년에 찍은 장타율이 0.863이었다.

물론 성적이야 갈수록 떨어질 테고, 상대 팀의 견제도 집요해지겠지만 박동원은 5월 대활약으로 자신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데 성공했다.

사실 박동원은 위험천만한 타격으로 비난받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풀스윙 이후 타격폼이 무너지면서 상대 포수를 가격한 사건이 적지 않았다.

2019년에는 kt wiz의 포수 장성우가 박동원의 배트에 맞아 왼쪽 머리에 출혈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타격 도중 배트가 상대 팀 더그아웃으로 날아가 선수들이 긴급 대피하는 상황이 여러 차례 발생하면서 큰 비난을 받았다.

피해가 커지자 박동원은 올 시즌까지 여러 차례 타격폼과 배트 잡는 그립을 수정했다.

그 결과 요즘에는 박동원의 배트가 상대 팀 포수를 가격하거나 상대 팀 더그아웃으로 멀리 비행하는 모습을 거의 보기 어렵게 됐다.

박동원은 "남을 다치게 하고 피해를 주는 건 정말 싫다"며 "시즌 끝날 때까지 어떤 모습이 나올지 모르겠지만 내 성적이 떨어지더라도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고치려고 한다"고 말했다.

마음을 곱게 썼기 때문일까.

4월 타율 0.196의 적응기를 거친 박동원은 5월 들어 대반전을 일으켰다.

박동원이 6월에 써 내려갈 또 하나의 반전 스토리가 주목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