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은성(31·LG 트윈스)에게 5월 27일은 매우 특별하다.

육성 선수로 프로 생활을 시작한 채은성은 2014년 5월 27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1군 데뷔전'을 치렀다.

LG 중심 타자로 자리매김한 2021년 5월 27일에는 첫 딸을 얻었다.

'아버지' 채은성으로 처음 치른 경기에서 그는 개인 처음으로 한 경기 도루 2개를 성공하는 등 4타수 2안타 2득점으로 활약했다.

28일 서울시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3-1로 승리한 뒤 만난 채은성은 "내가 1군 무대에 데뷔한 날짜와 정확하게 같은 날에 딸이 태어났다"고 알리며 "사실 내가 발이 느린데, 딸을 얻고 처음 치른 경기에서 이런 기록(한 경기 도루 2개)을 만든 것도 내겐 의미가 있다"고 활짝 웃었다.

채은성은 26·27일 부산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서는 출산 휴가를 썼다.

이날 오전에 첫째 딸이 세상에 나왔다.

채은성은 "딸이 태어나자마자 한 번 안아봤다.

이후에는 유리 벽을 사이에 두고 면회하듯이 딸을 본다"고 했다.

LG는 25일까지 4연패에 빠져 있었지만, 26일과 27일 롯데전에서 연승을 거뒀다.

채은성은 "팀 동료들이 좋은 분위기를 만들었으니, 나도 복귀하는 날부터 팀에 도움을 주고 싶었다"며 "틈날 때마다 (키움 선발) 에릭 요키시를 연구했다"고 했다.

노력은 열매를 맺었다.

0-0으로 맞선 2회말, 채은성은 중전 안타로 출루했고, 로베르토 라모스 타석에서 2루 도루에 성공했다.

채은성이 도루에 성공한 건 2019년 9월 23일 잠실 한화 이글스전 이후 613일 만이다.

1사 2루에서는 유강남의 타석 때 3루를 훔쳤다.

채은성이 한 경기에서 도루 2개 이상을 성공한 건 이날이 처음이다.

채은성은 "포수 데이비드 프레이타스보다 투수 요키시를 더 연구했다.

코치님, 전력분석원의 도움 속에 요키시의 투구 동작을 빼앗고자 했다"며 "라모스 타석에서도 3루 도루를 할 기회가 있었다.

조금 더 세밀하게 살핀 뒤 요키시가 유강남에게 초구를 던질 때 3루로 달렸다"고 했다.

그는 "내가 발이 느려서 상대가 방심한 것 같다"고 웃기도 했다.

'아빠 채은성'은 더 빠르게 뛰었다.

류지현 LG 감독은 그런 채은성을 고운 눈길로 바라봤다.

류 감독은 "채은성의 첫 딸이 아빠에게 힘을 실어주고, 우리 팀에 행운을 안겨준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