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전 법정스님은 1980년부터 11년간 송광사 수련원장을 맡는 동안 수련생을 위해 불교 핵심내용을 담은 교재를 집필하고 이를 강연했다.
그러다 수련원장을 그만둔 뒤로는 교재를 위해 쓴 친필 원고도 함께 잊혔다.
법정의 맏상좌이자 ㈔맑고향기롭게 이사장 덕조스님은 월간 '맑고 향기롭게'에 스승의 말씀을 실으려고 원고를 정리하다 수련교재 친필 원고를 발견했다고 한다.
소중한 자료가 그간 잊힌 채 잠들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 덕조스님은 고민 끝에 이를 책으로 묶어 세상에 내놓기로 했다.
새 책 '진리와 자유의 길'은 1987년 스님이 쓴 수련 교재를 중심으로 구성됐다.
책은 법정스님이 생각하는 불교의 요체를 담았다.
불교 출현의 역사적 사실과 초기 불교의 특징, 보살행, 불교의 교법, 선의 역사와 사상, 좌선의 방법 등을 풀었다.
책 끝에는 원효, 야운, 지눌 스님의 글도 덧붙였다.

그의 사후 여러 책이 출간됐지만 법문 내용이나 강연 등을 정리하거나 과거 발간했던 것을 재출간한 것에 그쳤다.
덕조스님은 "읽기 쉬운 책과 배우는 책이라는 두 가지 성격과 교양과 수련이라는 두 가지 목적을 모두 만족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며 "법정 스님이 안 계신 지금, 불자들이 스님을 그리워한다면 이런 가르침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출간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법정스님은 열반에 앞서 낸 유언을 통해 자신이 세상을 떠난 뒤로는 자신의 이름으로 된 출판물을 더는 내지 말아 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그는 2010년 2월 24일 자 '남기는 말'에서 "그동안 풀어 논 말 빚을 다음 생으로 가져가지 않으려 하니 부디 내 이름으로 출판한 모든 출판물을 더 이상 출간하지 말아 주십시오"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덕조스님은 "책을 펴내면서 이 책의 출판을 법정스님이 아시면 뭐라 하실까 생각해 보았다"며 "은사 스님은 아마도 당신이 빠뜨린 것을 챙겼다고 기뻐하실 것 같다"고 답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