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율 0.200, OPS 0.681 부진 끝에 결국 2군행
올 시즌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의 주장을 맡은 박병호(35)가 2군으로 내려갔다.

키움은 2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두산 베어스전을 앞두고 전날 박병호를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키움 구단은 "박병호는 허리 근육 뭉침 증상으로 인해 치료차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고 설명했다.

박병호의 2군행에는 타격 부진도 한몫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병호는 올 시즌 19경기에서 타율 0.200(75타수 15안타) 4홈런 11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681에 그치고 있다.

박병호는 시즌 개막부터 붙박이 4번 타자로 기용됐지만, 찬스마다 침묵하며 팀에 깊은 고민을 안겼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극약처방으로 박병호의 타순을 6번으로 내렸지만 지난 24∼25일 고척 SSG 랜더스전에서 8타수 무안타 4삼진이라는 처참한 성적으로 돌아왔다.

팀의 중심타자로서 올 시즌 화려한 부활을 기대했지만, 박병호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깊은 부진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출발은 좋았다.

박병호는 시즌 첫 7경기에서 타율 0.241(29타수 7안타) 2홈런 8타점을 기록했다.

타율 자체는 높지 않았지만 않다 7개 중 홈런이 2개, 2루타가 2개에 달했고, OPS도 0.850으로 준수했다.

박병호는 올해 엉덩이를 뒤로 빼고 상체를 숙이는 방식으로 타격폼에 변화를 줬는데, 그 변화가 효과를 보는 듯했다.

하지만 박병호는 이후 다시 지난해 타격폼으로 돌아갔다.

상체를 꼿꼿이 세우기 시작했다.

예전 타격폼으로 돌아간 이후 성적은 추락했다.

타격폼 변화 후 12경기 성적은 타율 0.174(46타수 8안타) 2홈런 3타점에 불과했다.

지난해 박병호의 문제점은 빠른 공에 대한 대처가 어려웠다는 점이다.

이에 박병호는 좀 더 배트가 수월하게 나올 수 있도록 상체를 숙이는 방식으로 해법을 찾았다.

하지만 그러자 변화구에 약점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상대 투수의 변화구 구사율이 급격하게 늘어나자 박병호는 다시 예전 타격폼으로 회귀했다.

적응이 순식간에 될 리 없다.

박병호의 올 시즌 삼진 비율은 30.6%로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들 가운데 전체 1위에 해당한다.

2011년 히어로즈로 트레이드돼 2012년부터 팀의 구심점이 된 박병호의 삼진 비율이 30%를 넘긴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바꾼 타격폼에 실패한 박병호가 예전의 타격폼을 되찾으려면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10경기에서 2승 8패에 그친 키움은 박병호 없이 당분간 버티기 모드에 들어간다.

다행인 점은 5월 중순에는 대체 외국인 투수 제이크 브리검과 토종 선발투수 이승호가 한꺼번에 합류한다는 사실이다.

박병호가 설사 예전만큼의 파괴력은 아니더라도 자신만의 해답을 찾아서 돌아온다면 키움에는 기회가 다시 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