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 이닝을 11개도 안 되는 공으로 처리한 셈이다.
SSG 랜더스에 1-0으로 앞선 상황. 9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랐다면 수아레즈는 '완봉승'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LG는 마무리투수 고우석을 올려보냈다.
고우석은 1이닝을 삼자범퇴로 처리하며 1-0으로 경기를 끝내고, 수아레즈의 승리도 지켜줬다.
수아레즈는 이날 최고 시속 153㎞의 강속구를 뿌리는가 하면 시속 122㎞ 커브볼로 타자를 현혹했다.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커터와 투심 패스트볼 등 다양한 구종으로 SSG 타선을 무력화했다.
경기 시작과 함께 11타자 연속 범타 처리로 4⅔이닝 동안 퍼펙트 행진을 벌이기도 했다.
류지현 LG 감독은 "선발 수아레즈가 완벽한 구위와 제구력으로 상대를 압도하는 최고의 피칭으로 승리를 견인했다"며 극찬했다.
수아레즈도 "너무 좋았다"며 특히 홈 팬들 앞에서 처음 던져 즐겁게 경기에 임했다고 기뻐했다.
완봉 기회를 살리지 못한 아쉬움은 있었다.
수아레즈는 완봉 기대가 있었다는 취재진의 말에 "그랬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 6일 kt wiz전에서 6이닝 9탈삼진 무실점으로 첫 승을 거둔 수아레즈는 이날 SSG전까지 2경기 14이닝 2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 중이다.
올 시즌 LG의 에이스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수아레즈도 "여름에 어떨지 봐 달라"라며 투구 수 조절이 원활히 진행된다면 완봉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오늘은 체력, 특히 하체 스태미나가 다했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9회에 오르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그동안 잘 만족스럽지 못했던 체인지업이 잘 들어가 타자들의 밸런스를 흔들 수 있었던 것은 이날의 성과라며 기뻐했다.
또 체인지업이 잘 되면서 원래 자신의 강점이라 생각했던 우타자 상대 슬라이더도 더욱 위력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수아레즈는 메이저리그 유망주 출신이다.
2015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2라운드 지명을 받고 입단한 그는 2018년 데뷔, 선발 투수로 29경기에 등판해 7승 13패, 평균자책점 4.49를 기록했다.
하지만 2019년에는 21경기 중 선발로는 2경기에만 등판했고, 2020년에는 선발 기회를 받지 못했다.
LG에서 새 출발 하는 수아레즈는 "지난 2년 동안 힘든 시간을 보냈는데, LG에서 다시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오고 풀 타임 시즌을 뛰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개선되면 진짜 뜨거운 열기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LG 팬들의 응원도 기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