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사랑은 비를 타고 !
<프롤로그>
인터넷 활용 정보기술에 능하고 자기주장이 뚜렷한 밀레니얼 세대와 유행에 민감한 디지털 네이티브 Z세대가 합친 MZ 세대가 시대를 변화시키듯이, 세상이 바뀌면 트렌드에 맞는 새로운 주인공이 탄생한다. 미래엔 인공지능(AI) 로봇과 자율주행차 시대를 견인할 인재가 나타날 것이다. 영화<사랑은 비를 타고(Singin’ in the rain), 1952>에서는 무성영화 시대에서 유성영화 시대로 넘어갈 때 연기, 춤, 노래까지 만능엔터테이너 스타가 요구되면서 벌어지는 일과 사랑의 우여곡절을 보여준다. 하지만 대중이 원하는 시대의 주인공은 순리에 따라 제자리를 찾아가게 되면서 변화는 고통스럽지만 아무도 그것을 막을 수는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사랑은 비를 타고 !
<영화 줄거리 요약>
아마추어 쇼 코미디언인 돈 록우드(진 켈리 분)와 코즈모(도널드 오코너 분)는 공연을 하며 떠돌아다니다 새 일자리를 찾아 할리우드에 온다. 록우드는 우연히 모뉴멘틀 영화사의 스턴트맨이 되고 최고의 인기 여배우인 리나 라몬트(쟌 하겐 분)와 함께 여러 영화에 출연하면서 스타로 떠오른다.
그런데 할리우드 영화계가 무성영화에서 유성영화로 바뀌면서 목소리 연기가 형편없는 리나 때문에 영화를 완전히 망치게 되고 록우드도 인기를 잃을 위기에 직면한다. 록우드는 파티장에 치어걸로 나온 연극배우 지망생인 아름답고 재능 있는 캐시(데비 레이놀즈 분)에게 사랑을 느끼고 큰 도움을 받는다. 영화를 각색한 뮤지컬 《노래하는 기사》를 살리기 위해 캐시가 목소리를 내고 리나는 입만 벙긋하기로 한 것이다. 리나는 나중에 이 사실을 알고 화를 내며 캐시가 영화계에 발을 들여놓지 못하도록 계략을 짠다. 그러나 리나는 자신의 비열한 속임수에 자기 스스로 말려들어 관중들 앞에서 모욕을 당하고, 캐시와 록우드는 사랑과 성공의 열매를 맺는다.
[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사랑은 비를 타고 !
<관전 포인트>
A. 돈 록우드가 할리우드 스타가 되는 계기는?
싸구려 술집의 댄서로 일하다가 할리우드 영화사에서 몸을 사라지 않고 스턴트맨 역할을 해냄으로써 그에게 새로운 기회가 열리게 된다. 그는 작은 역에도 그의 좌우명인 <‘품위’를 잃지 않고 최선을 다하자>를 몸소 실천했으며, 이를 눈여겨본 감독이 그를 스타 여배우 리나의 상대역으로 전격 스카우트하게 된다.

B. 연인 캐시 셀든을 만나게 되는 우연은?
타고 가던 차가 고장이 나자 주변에 광팬들이 몰려들어 록우드의 옷을 찢는 등 소동이 벌어진다. 그는 이 상황을 모면하고자 전차 위로 올라가 아래로 뛰어내린다. 그리고 그가 뛰어내린 차가 바로 캐시의 차였고, 이를 계기로 두 사람의 운명적인 만남이 성사된다. 록우드는 “사람들이 우리가 화려하고 로맨틱한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하죠, 하지만 우린 정말 외로워요”라며 유혹하자 무명 연극배우인 캐시는 “스크린 위의 인물들이 무언극이기에 저에게 감명을 주지는 않아요. 연기라는 건 훌륭한 배역, 멋진 대사, 그 아름다운 대사를 말하는걸 뜻해요”라며 영화는 하나를 봤으면 다 본 거나 다름없다며 록우드에게 생명력 없는 스크린 위의 그림자일 뿐이라고 혹평을 한다.

C. 록우드가 유성영화에 출연하게 되는 배경은?
최초의 토키영화이자 뮤지컬 영화인 〈재즈 싱어〉가 대성공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위기를 느낀 제작사 사장은 〈결투하는 기사〉를 뮤지컬로 바꾸기로 한다. 하지만 록우드의 오랜 파트너인 리나의 목소리와 발성 연기는 너무나 형편없었고 스태프들 역시 유성영화를 만드는 일에 익숙지 않아 영화 제작이 원만하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신문에서는 “할리우드가 말하는 법을 배우다. 발음 강사 대호황”이라는 기사가 난다.
마침내 〈결투하는 기사〉의 시사회가 열리지만, 관객은 너무도 조악하게 제작된 영화를 보며 비웃고 만다.

D. 코즈모가 제안한 유성영화의 보완책은?
록우드의 친구 코즈모는 <결투하는 기사>를 <춤추는 기사>의  뮤지컬로 각색하여 리나의 목소리 대신에 캐시의 목소리를 입힐 것을 제안한다. 캐시가 흔쾌히 제안을 승낙하면서 모든 것이 잘 풀리는 듯싶었지만, 리나는 캐시에게 영원히 자신을 위해서 노래하는 얼굴 없는 가수로 머물 것을 강요한다. 영화 제작이 마무리되어 새로운 영화의 시사회가 열리고 관객의 폭발적인 반응 속에서 리나는 캐시의 목소리가 자신의 것인 양 가장한다. 하지만 록우드는 모든 관객이 지켜보는 앞에서 커튼을 올려 이 모든 사실을 폭로하고 캐시에게 사랑을 고백한다.

E. 이 영화 이후 떠오른 뮤지컬 영화들은?
@까뜨린느 드뇌브 주연의 <쉘부르의 우산(The umbrellas of Cherbourg), 1964>: 우산 가게를 하는 홀어머니와 사는 처녀 주느비에브와 기이라는 청년과의 전쟁으로 이루지 못한 애절한 사랑을 담은 걸작 뮤지컬
@줄리 앤드루스 주연의 <메리 포핀스(Mary Poppins), 1964>: 1910년 런던을 배경으로 은행가 자녀들의 유모로 들어온 마녀가 화목한 가정의 의미를 가르쳐주고 떠나는 판타지 뮤지컬
@줄리 앤드루스 주연의 <사운드 오브 뮤직(The sound of music), 1965>: 오스트리아의 트랩 대령과 수습 수녀 마리아와의 사랑이 아름다운 선율과 함께 알프스의 푸른 초원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뮤지컬 영화로 아카데미상 5개 부분을 수상
@존 트라볼타와 올리비아 뉴튼 존 주연의<그리스(Grease), 1978>: 1972년부터 브로드웨이에서 뮤지컬로 공연되어 2,200회나 앙코르 공연된 작품을 파라마운트가 20만 달러 거액의 판권료를 지불하고 영화화하여 대히트한 뮤지컬
@니콜 키드먼과 이완 맥그리거 주연의 <물랭 루주(Moulin Rouge), 2001>: 19세기 말 프랑스 파리 물랭루주를 무대로 신분 상승과 성공을 꿈꾸는 아름다운 뮤지컬 가수와 그녀에게 매혹된 젊은 시인과의 사랑을 그린 뮤지컬 멜러물
@캐서린 제타 존스, 르네 젤위거 부연의 <시카고(Chicago), 2002 >: 1920년대 시카고를 무대로, 살인죄로 수감된 여자들과 그녀들을 전문으로 변호하는 변호사의 이야기를 그린 1975년산 브로드웨이 히트 뮤지컬을 스크린으로 옮긴 작품                         @라이언 고슬링, 엠마 스톤 주연의 <라라랜드(La La land), 2016>: 별들의 도시에서 재즈 피아니스트와  배우지망생이 미완성이지만 사랑과 희망 그리고 열정으로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인 무대를 만들어 가는 뮤지컬 로맨틱 코미디
[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사랑은 비를 타고 !
<에필로그>
요즘은 해외여행 시 유적지 투어보다 지역의 인기 공연을 보는 체험형 관광이 대세이다. 미국에 가면 브로드웨이의 뮤지컬을, 이탈리아에 가면 오페라를, 일본에 가면 전통극 가부키를 보며 그 나라의 문화와 전통을 이해할 수 있다. 같이 노래하고 춤을 추다 보면 생활 속 우울감을 떨쳐내고 삶에 대한 용기도 충전할 수 있다. 영화<노래는 비를 타고>에서 진 켈리가 사랑의 기쁨에 들떠서 억수같이 쏟아지는 빗속에서 우산을 휘두르면서 춤을 추듯이, 산다는 것은 신나는 것임을 깨닫고, 즐겁게 춤을 추며 코로나 블루를 날리고 새롭게 다가오는 한 해를 설계해보자!

서태호 한경닷컴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