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 빛나는 네 눈동자를 보면 마음이 부시다
작고 야무진 네 입술 오무렸다가 펼질 때
그 사이로 보이는 분홍색 잇몸 차마 황홀하다
기린초

밴댕이 소갈머리만한 뜻을 품고도
는쟁이 줄기만큼 끈질긴 기다림으로 사나니
잔챙이 나부랭이 쭉쟁이들도 목에 힘주고 살지어다
기생초

저기 저 고운 색시 어디로 가는고?
앞에서 보니까 애간장 다 녹여놓는 아가씨 아닌가?
화장실에서 나올 때에는 기생이라고 부르더군요
긴병꽃풀

하는 일이라고는 시원치 않은 내 신세
아직은 너 투덜댈 때가 아니란다
네 때는 조금 더 있어야 찬란하게 온단다
긴산꼬리풀

흔들 꼬리도 없고 사랑도 받지 못하는 나는
네가 보고 싶어 가슴마다 저려올 때에는
도리없이 꽃 한송이씩 툭툭 터트린단다
긴잎끈끈이주걱

떠나지 못하게 끈끈이풀로 꼭 붙잡아둘걸
수백 수천 끈끈이방울마다 아롱대는 네 얼굴
사람아, 사람이 이렇게 보고 싶을 수도 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