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아 그리운 정경이여
다시는 그리로 돌아가지 못할 젊음이여
한때 나에게도 저런 때가 있었다는 것을
맨날 망각하면서도 또 그리워했네



건너가기 위해 한번은 지나가야 하는 다리
그 다리 위에서
물에 비친 제 그림자를 보고
그것이 나의 영원하고 참된 모습인 줄로
여태 그리워했네



다시는 건너지 못할 다리
그 다리 아래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개울물
다시는 보지 못할 그림자
그 그림자 속에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내 청춘



십년 뒤면 또 그리워할 지금의 이 다리 이 개울물을
지금은 까마득히 잊은 채
지나온 다리만 흘러간 개울물만 그리워했네
황소처럼 하릴없이 되새김질만 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