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말이 적은 편이지만"…후배들에게 다가가는 허경민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의 1990년생 트리오 허경민·정수빈·박건우는 '형'들이 만든 우산 속에서 자랐다.

두산 야수진을 이끌던 선배 김현수(LG 트윈스), 민병헌(롯데 자이언츠), 양의지(NC 다이노스), 오재일(삼성 라이온즈), 최주환(SK 와이번스)이 떠났다.

이제 두산 야수진의 중심은 1990년생이다.

두산 젊은 선수들은 1990년생들의 우산 아래서 자란다.

특히 7년 최대 85억원에 자유계약선수(FA) 잔류 계약을 한 허경민은 적극적으로 후배들에게 다가간다.

2월 28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만난 허경민은 "1990년생이 팀을 이끈다는 표현은 부담스럽다"고 손을 내저으면서도 "형들처럼 우리도 후배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선배가 되고 싶다.

팀이 좋은 조건으로 장기 계약을 해주셨으니, 더 솔선수범해야 한다"고 했다.

"저도 말이 적은 편이지만"…후배들에게 다가가는 허경민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허경민은 후배들에게 먼저 말을 건다.

두산이 FA 보상 선수로 영입한 강승호, 박계범의 적응을 돕고 군 복무를 마친 김민혁, 신인 안재석 등 조언이 필요한 후배들과 자주 대화했다.

그는 "강승호와 박계범 모두 얌전하다.

성격이 밝으면 야구하는 데 조금 더 도움이 될 것 같다"며 "사실 나도 말이 많은 선수가 아닌데, 강승호와 박계범에게는 장난을 많이 친다.

야구에 관한 대화도 자주 한다"고 전했다.

허경민은 김민혁과 안재석에게는 "너희가 당장 오재일, 최주환 선배처럼 될 수는 없다.

그러나 노력하면 그 선배들처럼 뛰어난 성적을 거두고, 부와 명예를 얻을 수 있다"며 "실력과 인성이 좋은 야구 선수가 됐으면 한다"고 진지하게 당부했다.

허경민은 후배들을 위해서는 기꺼이 '지갑'도 연다.

외국인 선수들의 장난은 웃음으로 응수했다.

허경민은 "최근에 호세 페르난데스, 아리엘 미란다가 내 방으로 찾아와서 '편의점에 가야 하는데 현금이 없다.

돈을 달라'고 요구하더라"라고 떠올리며 "외국에서 고생하는 동료니까, 가끔은 밥을 살 수 있다.

그러나 둘은 고액 연봉자다.

나는 후배들을 위해 돈을 쓰겠다"고 유쾌하게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