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결해진 폼으로' 캠프서 선발 경쟁…"팀에 도움 되겠다"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의 '원조' 토종 에이스 이재학(31)이 2021년 부활을 꿈꾼다.

이재학은 지난해 최악의 부진을 겪었다.

19경기에서 90⅔이닝을 소화하며 5승 6패 평균자책점 6.55에 그쳤다.

2013년 NC의 선발투수로 발돋움한 이후 가장 적은 경기와 이닝을 던지고 가장 높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반면 NC는 승승장구했다.

NC는 창단 첫 정규시즌 우승을 거둔 데 이어 한국시리즈에서도 정상에 올라 통합우승을 달성했다.

이재학은 동료 선수들과 우승의 기쁨을 함께 누리지 못했다.

부진으로 정규시즌 막판 엔트리에서 제외됐고, 한국시리즈 엔트리에도 포함되지 못했다.

이재학은 2021년 다시 시작한다.

이동욱 NC 감독은 경남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스프링캠프에서 이재학이 선발 경쟁을 벌인다고 밝혔다.

9일 전화 인터뷰로 만난 이재학은 "선발 경쟁을 한다는 생각은 매년 캠프 때마다 했지만, 올해는 자리 자체가 다르다"라며 "좀 더 절치부심해서 선의의 경쟁을 통해 자리를 차지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각오를 전했다.

에이스였던 투수로서 자존심이 상하는 상황일 수 있지만, 이재학은 "현실을 받아들여야죠. 현실이 그런데 어떻게 하겠습니까"라며 웃었다.

목소리는 밝았지만,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TV로 지켜본 것을 생각하면 아직도 가슴이 쓰리다.

이재학은 "말해 뭐하겠습니까"라며 "경기는 보긴 봤다.

더는 말하지 않겠다"며 말을 아꼈다.

그는 "작년에 좋은 자리에 같이 있지 못해서 마음이 그랬다.

다 제가 부진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면서도 "올해 좋아져서 끝나고 팀이 웃고 있을 때 저도 같이 웃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재학이 NC 우승에 아무런 기여도 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NC 우승의 주역이자 새로운 토종 에이스로 떠오른 구창모(24)는 부상으로 힘든 재활의 시간을 보낼 때 이재학의 격려와 응원에 큰 힘을 받아 이겨낼 수 있었다고 했다.

이재학은 "저도 같이 잘하는 게 아니어서 마음이 아프기도 했지만, 제 조언을 많이 들은 후배가 잘하니까 좋더라"라며 "나이가 드니 제 것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후배들에게 노하우를 알려주는 것도 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이재학은 비시즌 동안 많은 생각을 했다.

이 감독도 "이재학이 많이 고민하고 온 것 같다.

저도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재학은 "'잃어버린 실력을 찾아서' 팀에 최대한 도움이 되게 던지고 싶다"며 "작년에 워낙 부진해서 문제점을 찾고, 새로운 변화를 주려고 준비했다"고 비시즌을 돌아봤다.

이재학은 지난해 투구 자세가 '늘어졌다'는 것을 느꼈고, 이를 개선하려고 투구 폼을 간결하게 다듬으려고 노력했다.

그는 "자신감이 있으면 스윙이나 피칭이나 과감하게 하는데, 그렇지 않으면 몸의 스피드가 무뎌지고 느려지는 게 있다"며 "그런 부분을 보완하려고 바꾸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재학은 올 시즌에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면서 "시즌 때 많이 웃고 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