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 약 3m 종이에 금빛 갑옷 입은 장군 그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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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배도는 정월 초하루에 나쁜 기운을 몰아내는 벽사(辟邪)와 복을 구하며 궁궐 정문에 붙이는 그림을 말한다.
문화재청 산하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8일 주미대한제국공사관 복원·재현 과정 중 발굴한 19세기 말 경복궁 광화문 사진 속에서 문배도의 실체를 처음 확인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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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은 공사관 복원·재현을 위해 잡지 속 원본사진을 2013년 미국 로스앤젤레스 헌팅턴 도서관에서 입수했고, 사진 속 태극기 상단에 광화문을 찍은 액자가 걸려 있는 것을 확인했다.
재단은 이를 미국 디지털 아카이브 자료와 비교 조사한 끝에 2015년 초 미국 의회도서관에서 액자 속 광화문의 원본사진을 찾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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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미대한제국공사관은 2013년 12월 복원·재현 설계를 시작해 2017년 12월 공사를 완료하고, 이듬해 5월 정식 개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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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광화문 양쪽에 붙은 문배도는 길이 약 3m로 험상궂은 얼굴에 황금빛 갑옷을 입은 장군(급갑장군)이 그려져 있다.
문배도는 위쪽 3분의 1 정도만 남아 있고, 나머지는 찢긴 상태다.
조선 순조 때 학자 홍석모가 지은 민속 해설서인 동국세시기에는 "도화서에서는…황금빛 갑옷을 입은 두 장군상을 그려 바치는데, 길이가 한 길이 넘는다.
한 장군은 도끼를 들고, 또 한 장군은 절을 들었는데, 이 그림을 모두 대궐 문 양쪽에 붙인다"고 기록돼 있다.
재단 관계자는 "원본사진의 해상도가 높아 광화문에 붙은 문배도를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향후 조선시대 궁중 행사 재현이나 관련 콘텐츠를 개발할 때 근거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