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일하게 연장전에 가지 않았던 지난해 11월 12일에도 82-79, kt가 불과 석 점 차로 승리한 접전이었다.
특히 두 팀을 대표하는 단신 가드인 kt 허훈(26·180㎝)과 인삼공사 이재도(30·180㎝)의 대결은 팬들의 시선을 끄는 요소 중 하나다.
허훈은 시즌 평균 어시스트 7.5개로 전체 1위, 득점 15.5점으로 국내 선수 1위를 달려 프로농구 최고 스타의 입지를 굳건히 하고 있다.
특히 이번 시즌 인삼공사를 상대로 평균 20득점이 넘는 맹활약으로 상대를 괴롭힌다.
이재도도 허훈의 위력만큼은 아니지만, 이번 시즌 평균 스틸 전체 1위(2.0개)로 인삼공사의 '뺏는 농구'를 이끌며 정상급 가드로 우뚝 서 자웅을 겨룰 만하다.
5일 안양체육관에서 열린 두 팀의 시즌 네 번째 대결에서도 이들의 존재감이 어김없이 빛났다.
그리고 이날만큼은 이재도가 웃었다.
이재도가 4쿼터 종료 2분 10초 전 76-81로 따라가는 3점포, 1분 1초 전 82-81로 전세를 뒤집는 3점 슛을 폭발하자, 허훈은 81-84에서 0.5초를 남기고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리는 극적인 3점포를 꽂으며 연장전을 성사시켰다.
연장전에선 이재도가 가장 많은 5점을 올려 인삼공사의 99-95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재도는 이날 팀 내 최다 득점인 19점에 14어시스트를 올려 시즌 두 번째 더블더블을 작성했다.
허훈은 양 팀 최다 득점인 24점에 10개의 어시스트를 곁들여 더블더블을 달성, 개인 기록에서는 이재도에게 뒤지지 않았으나 팀 패배로 끝내 웃지 못했다.
인삼공사는 이 경기 전까지 kt에 한 경기 차로 쫓겨 결과에 따라 공동 4위를 내줄 수도 있었지만, 혈투를 승리로 장식하며 kt와의 격차를 벌렸다.
이재도로선 두 배의 기쁨을 누린 소중한 1승이었다.
경기를 마치고 만난 이재도는 허훈과의 맞대결에 대해 "아직 기록을 자세히 확인하지 못해 잘 모르겠지만, 경기에서 이겼으니 오늘은 제가 판정승이 아닌가 싶다"며 미소 지었다.
하지만 그는 "훈이는 선수들도 인정하는 능력 좋은 선수다.
저보다 가진 것도, 배울 점도 많다"며 "나이는 제가 많지만, 배우고 도전하는 입장에서 경기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재도는 "중요한 경기에서 지고 있다가 역전승하며 4라운드 5승 4패를 만들고 잘 마무리한 것 같다"며 "이런 기세를 이어갔으면 한다"고 힘줘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