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건설 센터 정지윤에게 중앙 속공으로만 4점을 내준 것이 컸다.
정지윤은 블로킹 2개를 포함해 1세트에서만 6점을 뽑아냈다.
그러자 김우재 IBK기업은행 감독은 1세트 후반부터 김현정을 빼고 프로 2년 차 최가은을 교체 투입했다.
최가은이 들어온 이후 정지윤은 2세트에서 단 2득점에 그쳤다.
최가은이 블로킹에서 버텨주자 흐름은 IBK기업은행 쪽으로 넘어왔다.
IBK기업은행은 17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여자부 2라운드 방문경기에서 현대건설에 3-1 역전승을 거뒀다.
양 팀 최다인 37점을 올린 안나 라자레바의 변함없는 위력에 더해 최가은이 깜짝 활약으로 김 감독에게 부임 첫 3연승을 선물했다.
184㎝ 센터 최가은은 2019-2020시즌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5순위로 IBK기업은행 지명을 받았다.
지난 시즌 5경기 12득점에 그친 최가은은 올 시즌에는 10월 18일 KGC인삼공사전에서 한 세트를 뛴 것이 고작이었다.
주전 센터 김희진의 부상 결장 속에 오랜만에, 그리고 제대로 기회를 얻은 최가은은 블로킹 3개를 포함해 7점으로 알토란 같은 득점을 올렸다.
4세트 24-17에서 경기를 끝낸 블로킹도 최가은의 몫이었다.
경기 후에 만난 최가은은 "코트에 들어서기 전에 부담이 많이 됐다"며 "하지만 언니들이 옆에서 얘기를 많이 해줬다.
생각보다 잘 풀린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김)희진이 언니도 경기 전에 자신 있게 하라고 말씀하셨다"며 "경기 끝난 뒤 블로킹 잘했다고 칭찬해주셨다"고 뿌듯해했다.
입단 동기이자 레프트인 육서영의 존재가 든든한 힘이 됐다.
최가은은 "(육)서영이가 코트에 같이 있어서 편했다"면서도 "경기 순간순간 어떻게 했는지는 기억이 잘 안 난다"고 배시시 웃었다.
하지만 경기를 끝낸 블로킹 순간은 또렷이 기억했다.
그는 "공이 가는 걸 보고 너무 간절해서 덮어씌웠는데 잡혀서 너무 기분이 좋았다"며 "이렇게 내 비중이 컸던 경기에서 이긴 적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어머니가 직접 관전하러 온 경기였다.
최가은은 "엄마가 경기 끝나고 찾아와서 '너무 잘했다'고 좋아하셨다.
아버지랑 가족들한테도 경기 잘했다고 연락이 왔다"며 기쁘게 웃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