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까지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로비서 전시
국보 제296호 '칠장사 오불회괘불도(七長寺 五佛會掛佛圖)'가 4일 대중 앞에 처음 공개됐다.

괘불은 절에서 큰 법회나 의식을 할 때 법당 앞뜰에 걸어놓는 그림이다.

1997년 국보로 지정됐으나 그간 경기 안성의 칠장사에 보존돼 왔을 뿐 일반 대중에게 공개된 적은 없었다.

이날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1층 로비 중앙 벽면 앞에 모습을 드러낸 오불회괘불도는 크기만으로도 관심을 끌기 충분했다.

괘불의 상하 길이가 6.56m, 폭이 4.04m로 보통의 사찰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크기의 불화다.

1628년 조성된 17세기 대표 불화이자 16세기 왕실 발원 불화의 화풍을 계승하고 있다는 평을 받는다.

괘불은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보존 상태는 양호해 보였다.

이 오불회괘불도는 세 부분으로 나눠볼 수 있다.

석가와 비로자나, 노사나, 아미타, 약사불 등 오불(五佛)이 위치한 법계와 관음·지장보살이 있는 보살계, 발원자들이 있는 중생계로 구분된다.

이 불화의 독특한 점은 지장보살과 관음보살 중앙에 위치한 수미산의 도솔천궁 위 법계로 나아가는 미륵보살의 모습이다.

미륵보살이 중생들을 화엄정토(華嚴淨土)이자 깨달음의 세계로 인도하기를 바라는 염원이 담겨 있다고 괘불 전시에 나선 불교중앙박물관 측은 전했다.

이 괘불을 완성하기까지는 희귀한 재료가 많이 사용됐다고 한다.

조계종 불교중앙박물관 관계자는 "황금이 많이 사용되는 등 진귀한 안료들이 괘불 그리기에 사용됐다.

정토왕생(淨土往生)과 관련한 의미도 담고 있다"며 "국보로 지정된 만큼 잘 보존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오불회괘불도의 첫 전시는 내년 2월까지 기념관 내 불교중앙박물관에서 열리는 제2교구 본사 용주사 특별전 일환으로 마련됐다.

다만, 오불회괘불도는 이달 15일까지만 관람할 수 있다.

특별전에서는 이밖에 운수암 석조비로자나불좌상(경기 유형 제202호), 칠장사 인목왕후 어필 칠언시(보물 제1627호)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