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병혁의 야구세상] 양현종이 '아홉수?'…그는 이미 레전드로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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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병혁의 야구세상] 양현종이 '아홉수?'…그는 이미 레전드로 가고 있다](https://img.hankyung.com/photo/202010/AKR20200928171400007_01_i.jpg)
최근 계속 잘 던지고도 10승 문턱에서 자꾸 미끄러지다 보니 주변에서 '아홉수'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양현종은 8월 28일 SK 와이번스전에서 시즌 9승(8패)째를 올린 뒤 6경기에서 승수 추가에 실패했다.
못 던진 것도 아니다.
세 차례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내)를 기록하는 등 6경기 모두 5이닝 이상 던졌으나 승리 없이 2패만 당했다.
9월 27일 롯데 자이언츠 경기에서는 8회 1아웃까지 3안타 1실점으로 호투했으나 팀 타선이 침묵한 탓에 승패 없이 내려갔다.
양현종에게 앞으로 1승은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우선 7시즌 연속 두자리 승수를 기록하게 된다.
KBO리그에서 7시즌 연속 두자리 승수는 역대 4위 기록이다.
![[천병혁의 야구세상] 양현종이 '아홉수?'…그는 이미 레전드로 가고 있다](https://img.hankyung.com/photo/202010/AKR20200928171400007_04_i.jpg)
역대 KBO리그에서 양현종, 선동열보다 승수가 많은 투수는 송진우(210승 153패 103세이브)와 정민철(161승 128패 10세이브), 이강철(152승 112패 58세이브)뿐이다.
그야말로 기라성같은 스타들이다.
최다승 1위부터 4위까지의 공통점은 1980∼90년대 데뷔한 투수들이라는 점이다.
현역 최다승인 양현종은 2007년 프로에 입문했다.
2000년 이후 데뷔한 선수 중 최고의 투수로 꼽히는 류현진(KBO리그 통산 98승 52패)과 김광현(136승 77패)이 미국 메이저리그로 진출한 상태에서 양현종이 외롭게 최다승 기록에 도전하는 상황이다.
양현종은 큰 부상 없이 현재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내년 전반기 이강철을 뛰어넘어 다승 3위에 이름을 올릴 전망이다.
또 이르면 내년 후반기, 늦어도 2022시즌 전반기에는 역대 다승 2위에 오를 것이다.
송진우가 보유 중인 KBO리그 최다승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몸 관리가 중요하다.
적어도 양현종이 앞으로 6∼7년은 더 던져야 송진우의 벽을 넘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불가능한 도전은 결코 아니다.
![[천병혁의 야구세상] 양현종이 '아홉수?'…그는 이미 레전드로 가고 있다](https://img.hankyung.com/photo/202010/AKR20200928171400007_03_i.jpg)
통산 선발승만 따진다면 양현종은 벌써 역대 3위 기록을 세웠다.
양현종은 145승 중 구원승이 2승에 불과하고 143승이 선발승이다.
반면 선동열은 146승 중 꼭 절반인 73승이 구원승이다.
이강철도 선발승은 114승이고 구원승이 38승이다.
정민철은 선발 157승에 구원 4승이고, 송진우는 선발 163승에 구원 47승이다.
선발 최다승만 순위를 매긴다면 양현종이 2∼3년 안에 송진우를 넘어 역대 1위로 올라설 수 있다.
예전 선배들은 선발, 구원 가리지 않고 마구잡이로 투입되다 보니 고생이 많긴 했지만. 승수를 쌓을 기회가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천병혁의 야구세상] 양현종이 '아홉수?'…그는 이미 레전드로 가고 있다](https://img.hankyung.com/photo/202010/AKR20200928171400007_05_i.jpg)
통산 탈삼진은 1위 송진우(2천48개), 2위 이강철(1천751개), 3위 선동열(1천698개), 4위 정민철(1천661개) 순서다.
탈삼진은 양현종이 다승보다 빨리 순위를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양현종은 통산 1천956이닝을 던져 7위에 올라 있는 등 각종 기록에서 독보적인 현역 1위를 달리며 역대 순위를 한 계단씩 오르고 있다.
최근 한 달 이상 승수를 쌓지 못해 심적으로 부담스러운 상황이긴 하지만 결국엔 '아홉수'를 넘어설 것이다.
양현종은 지금까지 쌓은 성적만으로도 레전드급 평가를 받아도 된다.
그럼에도 그가 한 계단씩 KBO리그 새 역사를 써가는 모습을 지켜보고 싶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