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의 불펜 투수 김상수(32)는 지난해 KBO 리그 최초로 한 시즌 40홀드 기록을 세웠다.

당분간 깨지기 어려운 대기록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지만 김상수는 올 시즌 그 이상을 꿈꾼다.

지난달 3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키움의 스프링캠프지인 대만 가오슝으로 떠난 김상수는 출국 전 인터뷰에서 "지난해 40홀드를 하면서 올해 적어도 30홀드 이상은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하지만 김상수는 40홀드가 자신의 한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아직 배가 고프다.

그는 "지난해 평균자책점, 이닝당 출루 허용(WHIP), 피안타, 볼넷 기록이 높게 나왔는데, 이 부문을 낮춘다면 더 좋은 성적이 날 것 같다"고 했다.

김상수는 지난 시즌 67경기에 등판해 56⅔이닝을 던지며 3승 5패 40홀드 평균자책점 3.02를 기록했다.

사실 김상수의 3점대 평균자책점과 WHIP 1.38은 필승 계투조 투수치고는 낮은 편이 아니다.

노련한 투구로 실점을 최소화하긴 했지만 1이닝당 1명 이상의 주자를 내보낸 탓에 아슬아슬한 홀드가 적지 않았다.

김상수는 지난해 기록한 블론세이브 1개도 WHIP를 낮췄다면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믿는다.

그의 올 시즌 과제는 WHIP를 낮추는 것, 근본적으로는 볼넷 허용을 줄이는 것이다.

키움은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 불펜 투수 10명을 상황에 맞게 고르게 활용하는 '벌떼 야구'로 큰 화제를 모았다.

큰 무대에서도 불펜진을 폭넓게 활용할 정도로 키움은 불펜진의 양과 질에서 타 구단을 압도했다.

다만 올해에는 필승 계투조에서 큰 자리를 차지했던 한현희가 선발로 전환하기 때문에 자칫 뒷문이 약해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하지만 김상수는 큰 걱정을 하지 않았다.

그는 "한현희가 선발로 가면서 중간 투수들이 자연스럽게 경쟁하게 될 것이고, 그 과정에서 좋은 투수들이 나올 거라고 생각한다"며 "(한)현희는 선발로서 책임감을 갖고 10승 이상 해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키움은 올 시즌 손혁 신임 감독과 함께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목표로 달려간다.

지난해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에서 4연패로 무너진 아픔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김상수는 "지난해 한국시리즈가 처음인 선수들이 많아서 경험 면에서 부담을 많이 가졌던 것 같다.

나도 주장으로서 역할을 잘하지 못했다"며 "하지만 지난해 경험이 올 시즌에는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본다"며 올해 한국시리즈에 나간다면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올 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선수(FA)가 되지만 신경 쓰지 않고 있다"며 "최고참 (이)택근이 형이 돌아오기 때문에 팀 분위기가 더 좋아지고 조직력이 더 단단해질 것 같다.

좋은 분위기 속에서 스프링캠프를 잘 마치고 돌아오겠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