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46년 서울역으로 개칭된 이후에도 한국 철도 교통의 심장이었다.
지금은 고속철도역사에 그 자리를 내주고 복합문화공간 문화역서울284가 된 옛 서울역사가 시간을 거슬러 화려했던 시절로 돌아갔다.
문화체육관광부 주최,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주관으로 8일 개막한 '호텔사회' 기획전은 철도교통과 함께 발달한 근대 고급호텔로 옛 서울역을 꾸몄다.
중앙홀에 들어서면 거대한 화강석 기둥 사이로 고급호텔 로비를 연상케 하는 대형 계단이 보인다.
레드카펫을 깔아놓은 듯한 붉은색 계단과 커튼 뒤로는 음료 등을 즐길 수 있는 라운지 공간이 마련됐다.
중앙홀에서 이어지는 옛 서울역사 3등 대합실은 호텔 수영장을 재해석한 공간이다.
1960년대 이후 도심 휴식처이자 여가 장소로 자리 잡은 호텔 수영장과 스파, 라운지 바 등을 기억하는 장소다.
이 밖에 객실, 이발소, 연회장 등 호텔 각 공간이 곳곳에 재현됐다.
이번 전시는 1880년대 근대 개항기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호텔을 통해 서구 신문화가 들어오고 확산한 과정을 보여준다.
관람객들은 먹고 마시고 쉬고 문화를 즐기는 장소였던 근대 호텔을 입체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
건축, 설치, 사진, 영상, 디자인, 회화, 현대음악, 다원예술 등 다양한 분야 작가 50여명이 참여했다.
국내 주요 호텔 8곳이 협력해 사실감을 불어넣었다.
그 시절 호텔 간판, 객실 열쇠, 뷔페 음식과 식기, 호텔 쇼 프로그램 등과 관련된 자료를 선보이는 아카이브 전시도 눈길을 끈다.
호텔에서 펼쳐지는 해프닝을 퍼포먼스와 공연으로 구성한 '살롱 도뗄', 다양한 문화를 교류했던 호텔을 재해석한 음악을 선보이는 '에이-멜팅 팟' 등의 공연도 준비됐다.
도어맨, 벨맨 등 다양한 호텔 직원 유니폼을 입은 프로그램 참여 배우와 전시 스태프도 볼 수 있다.
호텔의 역사를 둘러싼 사료와 예술, 체험이 어우러지는 복합전이다.
전시는 3월 1일까지. 관람은 무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