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헤헤."
KBS 2TV 수목극 '동백꽃 필 무렵'(이하 '동백꽃')에서 동백(공효진 분)의 8살 난 아들 필구를 연기한 배우 김강훈(10). 그는 '동백꽃'에서 빼어난 연기로 시청자 눈물샘을 자극해 '동백꽃의 눈물버튼'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자신도 모르게 엄마가 현관 비밀번호를 바꾸자 "지구가 멸망하는 줄 알았어!"라며 눈물을 흘리고, 엄마가 다른 남자와 결혼하는데 자신이 '혹'이라는 얘기를 듣고선 "자기 엄마가 결혼하는 기분을 엄마가 알아?"라고 소리치는 장면은 '동백꽃'의 명장면으로 꼽힌다.
드라마가 끝나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필구가 울 때마다 안 운 적이 없다' '8살짜리가 세상의 한을 다 품은 것처럼 연기한다' 같은 극찬이 뒤따랐다.
지난 28일 여의도 KBS 별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김 군은 사슴 같은 눈망울을 하고서 환하게 웃었다.
마침 이날은 김 군의 열애설(?)이 터진 날. 김 군은 "기사가 터질 줄 몰랐다"는 첫 마디로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유 씨는 30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필구 역이 8살인데 강훈이는 초등학교 4학년인 데다가 키도 커서 안 될 줄 알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김 군은 "압도적으로"(차영훈 PD) 오디션을 통과했다.
차 PD는 "필구는 다양한 감정을 충분히 표현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걸 하는 데 있어 (김 군이) 최적이었다"고 치켜세웠다.
오디션 심사를 봤던 임상춘 작가 또한 김 군의 연기를 인상 깊게 보고 대본 리딩 때 "너무 잘한다"고 칭찬했다고 전해졌다.
김 군은 자신보다 어린 필구가 "철이 들었다"면서 "나랑 똑같은 것 같아서 그냥 11살답게 연기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작품 중에 '(김 군이) 사춘기가 오는 건가' 생각이 들 정도로 점점 연기력이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김 군은 자신의 눈물 연기 비결에 대해 "옛날엔 엄마가 죽는 걸 생각했는데 지금은 필구의 상황에 따라서 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필구 역할을 하면서 소리를 엄청 크게 지를 수 있게 됐어요.
동생한테 화낼 때 예전엔 그만하라고 얘기했는데 지금은 그냥 막 소리를 질러요" 같은 말에선 영락없는 초등학생의 순수함이 묻어나왔다.
5∼6살 때는 아무것도 모르고 연기를 했지만, 9살 때부턴 연기가 재밌어졌다는 김 군은 "사람들을 만나는 게 재밌고 대사 외우는 것도 흥미롭고 재밌다"고 털어놨다.
한때 축구선수를 꿈꿨지만, 친구가 그건 비현실적인 꿈이라고 지적해서 "지금은 그냥 이거(연기) 하고 있다"던 김 군. 그러면서도 "연기는 제 일상"이라며 "연기 잘한다는 칭찬이 잘생겼다는 칭찬보다 좋다"고 베테랑 연기자다운 면모를 보였다.
김 군은 올해 연말까지는 바쁘게 보낼 예정이다.
최근 넷플릭스 '킹덤2' 후시 녹음을 마친 데 이어 드라마 촬영과 인터뷰, 라디오 출연, 시상식 등이 예정돼 있다.
어머니 유 씨는 "내년에 12살이 되면 아역 배우로서는 나이대가 높아져 버리는데, '동백꽃' 이후로도 작품 제의가 1∼2개씩 들어오고 있다"고 밝혔다.
김 군의 꿈은 앞으로 "강하늘 형처럼 착한 연기자"가 되는 것이다.
"필구가 '인생캐'(인생 캐릭터)인 건 확실해요.
지금도 필구에게 빠져있고, 필구가 내 몸에 들어있는 느낌이에요.
(연말 시상식) 상은 기대 안 해요.
하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