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300여년 전 제주의 풍광 등을 담은 화첩인 '탐라순력도'(耽羅巡歷圖)의 국보 지정을 추진한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보물 제652-6호인 탐라순력도의 국보 지정 신청서를 문화재청에 제출한다고 27일 밝혔다.

탐라순력도는 1702년(숙종 28) 제주목사 겸 병마수군절제사로 부임한 이형상이 제주도를 돌면서 화공 김남길에게 그리도록 해 만든 화첩이다.

총 43면으로 구성된 탐라순력도는 이형상이 제주도 내 각 고을을 순찰하는 내용과 여러 행사 장면 등을 담고 있으며 1703년 완성됐다.

탐라순력도는 1979년 2월 8일 지정된 보물 '이형상 수고본'(李衡祥 手稿本) 10종 15책 중 일부다.

1998년까지 경북 영천 이형상 목사의 후손이 소장해 왔으나, 제주목 관아의 복원을 위해 제주시가 매입해 현재 국립제주박물관에 기탁 보관돼 있다.

탐라순력도는 지방관의 순력(巡歷·순행) 을 그린 국내 유일의 기록화첩으로 희귀성 뿐만 아니라, 18세기 초 제주의 지리와 지형, 군사 방어시설, 물산, 의례 등을 마치 한 장의 사진처럼 오롯이 보여주고 있다.

탐라순력도는 제작자와 그림을 그린 이, 제작시기가 명확한 기록화첩으로 그 안에 제주도 지도인 '한라장촉'(漢拏壯囑)이란 지도가 수록돼 있다.

2000년에는 탐라순력도를 보존처리하기 위해 표지와 속지를 분리하는 과정에서 제주지역 속오군의 소속과 신원 등을 적어 놓은 '제주속오군적부'(濟州束伍軍籍簿)가 발견되는 등 학술적으로도 매우 높은 가치를 지닌다.

고길림 세계유산본부 본부장은 "18세기 초 제주의 사회상을 시각적으로 생생히 담아낸 탐라순력도는 다방면에 걸쳐 국보로 승격될만한 충분한 가치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