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펠리에 중·고교 한국어 수업 개설 "유행하는 한국문화에 끌려 인기"
"한글은 수학처럼 논리적이고 과학적인 문자여서 좋아요.
"
한국어 수업을 듣던 한 학생의 얘기였다.
한국어를 왜 배우느냐는 질문에 또 다른 학생은 "한국 문화를 알고 싶고 한국에 가고 싶어서 배운다"고 했다.

21일(현지시간) 김태훈 해외문화홍보원장과 함께 한국 기자단이 들른 퐁카라드 중학교는 그중 한 곳이다.
이날 한국어 수업에는 5학년(한국 중학교 1학년) 학생 7명이 참가하고 있었다.
두 중학교는 앞서 작년부터 임시수업인 한국어 아틀리에를 운영한다.
몽펠리에의 고등학교 두 곳도 올해 한국어 아틀리에를 신설해 운영 중인데 내년 한국어의 제2외국어 채택을 목표로 한다.
몽펠리에에서 이처럼 한국어 교육 붐이 일어난 것은 최근 한국문화에 대한 높아진 관심과 맞물린 현상이라고 했다.
퐁카라드 중학교의 마리 로랑스 마니파시에 교장은 "요즘 한국문화가 유행"이라며 "학생들이 K팝이나 한국 문화에 끌려서 한국어를 더 배우고 싶어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몽펠리에에서 올해로 5년째 열린 한국문화예술축제인 '코레디시 페스티벌'의 역할도 컸다고 한다.
축제를 매개로 한 문화교류의 성과가 한국어 교육으로까지 이어졌다는 것이다.
코레디시 페스티벌은 한불수교 130주년을 기념하는 '2015~2016년 한불 상호교류의 해'를 계기로 한국문화예술 축제를 열자는 재불 무용가 남영호(53) 코레그라피 예술감독을 제안으로 시작돼, 그동안 공연, 춤, 미술, K팝 등 한국문화를 알리는 데 선도적인 역할을 했다.

올해는 지난 5일부터 23일까지 3주간 '젊음과 건강'을 주제로 다양한 세대를 아우르는 콘서트, 전시, 공연 등 25개 이상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선보여 좋은 호응을 얻었다.
우리 정부는 축제를 전폭 지지한 공로를 인정해 지난해 필리프 소렐 몽펠리에시장에게 화관문화훈장을 수여하기도 했다.
이날 퐁카라드 중학교에서 한국어 수업을 진행한 이장석(53) 선생은 24년째 몽펠리에서 생활한 한인회장으로 2005년 '몽펠리에 한글학교'를 설립해 14년째 운영한다.
그는 "2005년 한글학교를 처음 열 때만 해도 학생은 한국 교민 아이들 6명이 전부였는데 지금은 학생 수가 158명으로 늘었고 이 중 120여명이 프랑스 아이들"이라며 "최근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과 함께 한국어 인기가 높아지는 걸 체감할 수 있다.
학생들이 나서 학교에 한국어 수업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할 정도"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는 1천200명에 달하는 중국어 수강생이나 300명 수준인 일본어 수강생에는 아직은 못 미친다.
마니파시에 교장은 "한국어 수업은 올해부터 시작해 천천히 단계를 밟아나가는 중이어서 아직 중국어나 일본어와 비교할 건 아니다"며 "나중에는 한국어 수강생이 더 많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카스 국제협력장학국장은 "자격 있는 교사를 구하는 일이 어렵다"며 "아직은 대학에 한국어과가 없어서 한국어과 학위를 가진 선생님을 양성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