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수치가 '매우 나쁨'을 가리키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세먼지 수치가 '매우 나쁨'을 가리키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가을이 어느덧 성큼 다가왔습니다. 잊고 지내던 것 없으신가요?

바로 미세먼지입니다. 실내 미세먼지, 긴급재난문자 등 매년, 심지어 올 봄까지도 난리였죠. 맑은 여름을 지나며 잊고 지내셨을 겁니다.

가을을 맞아 미세먼지 이야기를 꺼내봅니다. 뉴스래빗이 데이터로 확인한 결과, 미세먼지 농도는 최근 1~2년 들어 봄에만 조심하면 되는 수준을 넘어섰습니다. 가을부터 수치가 올라가기 시작해 겨울~봄에 정점을 찍기 때문입니다.

장마와 남동풍으로 잠시 잦아드는 여름을 제외하면 한반도 미세먼지는 가을·겨울·봄 3계절 내내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존재가 됐습니다. 뉴스래빗이 분석한 결과로 '가을 미세먼지' 미리미리 대비하시죠.
이렇게 분석했습니다

한국환경공단은 에어코리아 홈페이지를 통해 미세먼지 측정 기록을 공개한다. 전국 455개 측정소의 측정값이 시간·일·월 단위로 정리돼 있다.

뉴스래빗은 에어코리아가 제공하는 미세먼지 최종확정 측정 자료를 수집했다. 2016년 1월부터 2019년 4월까지 3년 4개월치다. 한국환경공단은 실시간 미세먼지 측정값을 바탕으로 추가 검토를 거쳐 '확정값'을 낸다. 최신 확정 자료가 4월에 멈춰있기 때문에 이후 수치는 제외됐다. 방대한 자료를 이해하기 쉽게 추리기 위해 시간별 측정 결과를 토대로 일별 평균을 냈다. 이 자료로 월별, 계절별 미세먼지 추이를 확인한다.
가을 미세먼지, 보통 어느 정도?
미세먼지 측정값은 미세먼지(PM10)와 초미세먼지(PM2.5)로 나뉩니다. 뉴스래빗은 PM10을 위주로 살펴봤습니다. 전국 측정소 455곳 중 PM2.5를 측정하는 곳이 일부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초미세먼지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2017~2018년부터 측정을 시작한 곳들도 있어 데이터의 균일함이 떨어졌습니다.
PM10을 볼까요. 확정값 중 가장 최근인 2018년엔 9월 평균 24.81, 10월 평균 33, 11월 평균 55.37을 기록했습니다. 환경부 기준 9월은 '좋음', 10월과 11월은 '보통' 수준이니 양호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미세먼지 농도별 예보 등급. PM10 기준 30 이하는 좋음, 80 이하는 보통, 150 이하는 나쁨, 그 이상은 매우 나쁨이다. 자료=환경부
미세먼지 농도별 예보 등급. PM10 기준 30 이하는 좋음, 80 이하는 보통, 150 이하는 나쁨, 그 이상은 매우 나쁨이다. 자료=환경부
하지만 가을은 잦아들었던 미세먼지가 다시 찾아오는 계절입니다. 2018년 그래프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여름의 끝인 8월 낮았던 PM10 수치가 가을인 9~11월에 걸쳐 점점 올라갑니다.
평균으로 보면 좋음~보통이지만 일별로 보니 조심해야 하는 날도 있었습니다. 2018년 9월 최고치 47.1, 10월 최고치 67.3, 11월엔 129.9까지 치솟은 날도 있었습니다. 아래 지도에서 측정소별로 더 자세히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뉴스래빗 홈페이지에서 인터랙티브 지도 확인
가을 미세먼지가 봄보다 심할까?
아닙니다. 1년 중 미세먼지가 가장 심한 계절은 봄과 겨울입니다.
2016~2018년 PM10의 월별 평균 수치입니다. 매년 가을부터 시작, 겨울을 거쳐 이듬해 봄까지 PM10 수치는 계속 높아집니다.

PM10 수치가 평균적으로 가장 높은 계절은 봄입니다. 2016년엔 4월(69.15)이, 2017년엔 5월(64.03)이, 2018년엔 4월(57.04)이 가장 높았습니다. 4월까지만 데이터가 제공된 2019년에도 3월(61.37)이 최고였죠.

이 시기에 미세먼지가 '매우 나쁨'을 기록한 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2016년 4월 23일(192.2), 2017년 5월 6일(194.5), 2018년 4월 15일(119.1), 2019년 3월 5일(146) 등입니다. 흔히 알고 있는 '봄 황사'의 패턴입니다.
미세먼지 영향으로 하늘이 뿌옇게 변한 서울의 모습.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세먼지 영향으로 하늘이 뿌옇게 변한 서울의 모습.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다만 PM10 수치 추이에 약간의 변화가 감지됩니다. 겨울(12~2월) PM10 수치가 해를 거듭할수록 높아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2016년 1~2월엔 80대이던 PM10 수치가 2017년 12월~2018년 2월과 2018년 12월~2019년 2월엔 90대로 전반적으로 높아졌습니다.

12월~2월 사이 최고값을 찾아봐도 마찬가지입니다. 2017년 1월 19일(106.2), 2017년 12월 30일(116.2)를 넘어 2018년 11월 28일엔 129.9, 2019년 3월 5일엔 146에 육박했죠. 미세먼지 최악의 계절은 여전히 봄이지만, 여름에 잠잠했다가 다시 높아지는 패턴의 '가을 미세먼지'가 해를 거듭할수록 심각한 수준으로 악화하고 있다는 점을 데이터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여름에 미세먼지가 적은 이유는
가장 미세먼지가 적은 계절은 여름입니다. 이유는 여러가지입니다. 계절별 기후적인 차이가 큽니다.

겨울과 봄에 미세먼지가 많은 이유는 우리나라에 겨울~봄에 편서풍이 불기 때문입니다. 서쪽(중국 등)에서 먼지가 바람에 실려오는 환경입니다. 오래 전부터 익숙한 황사가 봄에 찾아오는 이유이기도 하죠. 반대로 여름엔 남동풍이 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미세먼지가 덜 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날아온 먼지는 정체된 대기 흐름 때문에 한국에 머무릅니다. 봄에는 한반도 상공에 고기압이 주로 있기 때문이죠.

반면 여름에 미세먼지 평균 수치가 가장 낮은 요인 중 하나는 '장마'입니다. 비가 오고 난 후 공기가 맑은 날이 많습니다. 안 좋은 날과 좋은 날이 반복되더라도, 장마 후 거의 한 자리 수를 기록하는 미세먼지 수치들이 전체적인 평균을 낮추는 역할을 합니다.
책임= 김민성, 연구= 강종구 한경닷컴 기자 jongg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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