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은 "(기생충의) 칸에서의 공식 상영 후 여러 나라 사람들이 와서 다 자국 이야기라고 했다"며 "가난한 자와 부자의 이야기니까 어느 나라든지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구체적으로 들으니 마냥 기쁘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봉준호 감독은 "(기생충의) 칸에서의 공식 상영 후 여러 나라 사람들이 와서 다 자국 이야기라고 했다"며 "가난한 자와 부자의 이야기니까 어느 나라든지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구체적으로 들으니 마냥 기쁘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한국 영화 최초로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빈부격차 현상을 블랙 코미디로 풀어냈다.

가난한 가족과 부유한 가족, 두 가족의 이야기에서 출발하지만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의 빈부격차 담론을 아우른다.

전원 백수인 기택(송강호 분)네 장남 기우(최우식)는 친구가 소개해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 사장(이선균)네 집에 발을 들인다. 아들 기우를 시작으로 딸 기정(박소담), 기택, 아내 충숙까지 박 사장네 입성에 성공한다.

박 사장네 가족은 똑똑한 척하지만 실제로는 바보 같다. 치밀하지도 않은 기택네 계략에 속아 넘어간다. 박 사장의 아내 연교(조여정)는 영어를 섞어 쓰며 우아한 척하지만 실은 단순하고 순진하다.

기택네 가족이 완벽하게 기생에 성공했다고 생각하는 순간, 생각하지 못한 사건이 발생한다.
봉준호 감독 영화 '기생충', 심화되는 빈부격차 다룬 블랙코미디
봉준호 감독 영화 '기생충', 심화되는 빈부격차 다룬 블랙코미디
가난한 가족과 부자 가족 모두 엄마, 아빠, 아들, 딸, 네 명으로 구성돼 전 세계 어디에나 있을 법한 가족 모습을 보여준다.

반지하 방, 치킨집과 대만 카스텔라 가게를 하다 망했다는 기택, 기사가 있는 차를 타고 다니는 박 사장 등 빈자와 부자를 나타내는 방식은 다분히 한국적이지만, 그 메시지는 보편적이다.

봉준호 감독은 "칸에서의 공식 상영 후 여러 나라 사람들이 와서 다 자국 이야기라고 했다"며 "가난한 자와 부자의 이야기니까 어느 나라든지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구체적으로 들으니 마냥 기쁘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영화는 수직적인 이미지로 빈부격차를 드러낸다.

가난한 기택네는 반지하에 살고, 부자인 박 사장네는 언덕 위에 산다. 게다가 계단을 올라가야 현관문이 나오고 또다시 계단을 올라가야 거실이 나온다. 이처럼 계단은 빈부 차이를 분명하게 드러내는 수단이 된다.

봉준호 감독은 "전 세계 영화 역사에서 수직적인 공간이 계급이나 계층을 나타낼 때 쓰인 적은 많았지만, 반지하라는 공간에서 오는 미묘함이 있었다. 더 힘들어지면 완전히 지하로 갈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이 있는 동시에, 방에 햇살이 드는 순간에는 지하이지만 지상으로 믿고 싶어진다"고 설명했다.

배우 송강호는 "'기생충'의 인물들은 최선을 다해서 이 사회의 구성원이 되어서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일 뿐이다. 처한 상황이 다 틀리기 때문에 생긴 파열음이 구조적으로 움직이게 되고 점점 더 일이 커져간다"며 "이 영화는 우리 사회, 더 나아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에 대한 얘기다. 영화인으로서, 예술가로서 자부심과 자긍심을 느끼게 해 준 작품"이라고 밝혔다.

배우 이선균은 "유쾌하고 코믹한 두 가족의 상황 코미디처럼 보이지만 굉장히 먹먹한 느낌이 있다"며 "어딘가에 이런 뚜렷한 상, 하 관계의 질서가 있는 것 같고 그게 바뀔 것 같지 않은 공포도 느껴진다"고 했다.

한편 기생충은 칸 현지에서 공개된 후 호평을 받았다. 영화제 소식지 스크린 데일리에서도 평점 3.5점으로 (평점이 매겨진 19개 영화 중 올해 경쟁부문 출품작 중) 최고점을 얻었다.
배우 이선균은 "(기생충이) 유쾌하고 코믹한 두 가족의 상황 코미디처럼 보이지만 굉장히 먹먹한 느낌이 있다"며 "어딘가에 이런 뚜렷한 상, 하 관계의 질서가 있는 것 같고 그게 바뀔 것 같지 않은 공포도 느껴진다"고 했다.
배우 이선균은 "(기생충이) 유쾌하고 코믹한 두 가족의 상황 코미디처럼 보이지만 굉장히 먹먹한 느낌이 있다"며 "어딘가에 이런 뚜렷한 상, 하 관계의 질서가 있는 것 같고 그게 바뀔 것 같지 않은 공포도 느껴진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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