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단 강다정
16강전 1경기
제6보(103~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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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을 깎는 삭감수다. 이에 흑은 상변을 받지 않고 105를 교환한 뒤 107로 건너가 버렸다. 프로들은 당하는 것을 알면서도 받아주는 것이 싫어서, 혹은 기세에서 밀린다고 생각할 때 아예 손을 돌려버리는 경우가 많다. 참고도1의 흑1로 받는다면 백이 2·4로 흑의 삶을 강요한 뒤 6에 두어 백을 안정한다. 그러면 다음에 A로 비마 끝내기 하는 수단이 남아서 흑이 양쪽으로 당하는 모습이다. 이것이 흑이 107을 선택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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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세는 백이 앞서고 있다. 123·125는 ‘책에는 없는 수’로, 많은 경우 ‘가’로 늘어서 받는 것이 보통이지만 지금은 형세의 긴박함을 드러내는 승부수다. 백이 A~E로 처리하는 것은 흑의 주문으로 백의 실리가 별 것 없다. 백도 ‘가’에 젖히고 흑이 A로 끊을 때 한바탕 싸워서 흑의 항복을 받아내고 싶은 자리다.
박지연 5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