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확행'은 또 뭐지?…트렌드 분석이 트렌드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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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경 기자의 컬처 insight



트렌드 분석은 출발 자체가 불확실성과 맞닿아 있다. 국내에서 첫 시작은 김 교수가 내놓은 ‘트렌드 코리아’ 2007년 버전이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기 전 경제에 거품이 극대화됐던 시기다. 이후 경제 부침과 함께 세상은 점점 더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가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뿌연 안개 속에서 큰 도움까진 아니지만 참고할 만한 길잡이가 절실해졌다. 트렌드에 귀를 기울이는 이유다.
급속한 정보기술(IT) 발전으로 이런 현상은 더욱 심화됐다. 머릿속에 입력되는 정보의 양이 적으면 호기심에도 한계가 생긴다. 하지만 이제 사람들은 매일 스마트폰 등을 통해 수많은 정보와 마주친다. 이 가운데 세상의 흐름을 제대로 이해하고자 하는 욕구는 강해지고 있다. 전문적으로 분야별 트렌드 책이 나오기 시작한 것도 스마트폰이 확산되기 시작한 2014년부터였다.
하지만 트렌드는 결국 심리의 문제다. 트렌드 변화 속에 미처 깨닫지 못했던 대중들의 심리를 파악할 수 있다. 새롭게 나온 2018년 트렌드 전망도 마찬가지다. 전문가들이 내놓은 각종 전망 속엔 공통점이 있다.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추구하고 집처럼 자신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을 찾을 것이란 얘기다. 놀랍게도 이 분석은 김 교수가 내놨던 9년 전 전망과 일치한다. 그는 2009년 트렌드로 ‘소박한 행복 찾기’ ‘다시 집으로’를 제시했다. 2009년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바탕 일상을 휩쓸고 난 후 그 상흔이 남아있던 시기다. 현재 그만큼의 경제적 위기는 없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때처럼 위축되고 혼자만의 동굴을 찾고 있는지 모른다. 쏟아지는 2018 트렌드 전망에서 쓸쓸함이 배어나온다.
김희경 문화부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