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치믈리에' 기획 3인방, '즐기는 자'가 끝판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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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치믈리에 자격시험 기획자 3인 인터뷰
재미와 고객 향한 '디테일 끝판왕'
당일 시험장 공수한 치킨 700마리
"치믈리에 기획의도? 그저 웃고 떠들다가"
"B급 감성이 나답다..할까말까 싶을 땐 해야"
재미와 고객 향한 '디테일 끝판왕'
당일 시험장 공수한 치킨 700마리
"치믈리에 기획의도? 그저 웃고 떠들다가"
"B급 감성이 나답다..할까말까 싶을 땐 해야"
#영상 '치믈리에' 3인방 인터뷰
뉴스래빗은 이들을 만나기 전 이렇게 믿었습니다. 인터뷰를 앞두고 진지하고, 심오한 의문이 가득한 공식 질문지까지 작성했죠. 하지만 이 질문지는 아무 소용이 없었습니다. '이사님'으로 불러야 할 팀장과 팀원이 격없는, 아주 격없는 대화를 나눌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습니다.
국내 최초 치킨 감별사 자격시험, 제1회 배달의민족(이하 배민) '치믈리에' 자격시험을 기획한 우아한형제들 마케팅실 3인을 지난 9일 서울 송파구 배민 사옥에서 만났습니다.
불현듯 다시 깨달았습니다. '아는 자는 좋아하는 자를 따라가지 못하고, 좋아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따라가지 못한다(知之者不如好之者, 好之者不如樂之者)'는 공자님의 높은 뜻을 말입니다.
시험접수 시작 1시간 만에 500명 정원이 마감될만큼 주목을 받은 건, '즐기는 자'만의 경쟁력이더군요. 뉴스래빗의 진지함을 '현웃(현실에서 웃다의 줄임말) 터짐'으로 승화시켜준 치믈리에 기획자3인을 [신세계]로 만나보시죠!.! 제1회 치믈리에 자격시험을 기획한 우아한형제들 장인성 마케팅실 실장 및 이승희 최경진, 3인의 인터뷰를 일문일답 형식으로 정리했습니다.
▶ '치믈리에 자격시험' 만든 계기는.
"한국하면 치킨이고 치킨하면 한국이잖아요. 치킨에 대한 관심과 사랑은 넘치지만 '치킨'에 대한 전문성은 없었어요. 그래서 치믈리에 자격시험을 준비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계기가 있었습니다. 회사 신입 구성원 워크숍 때 치킨 브랜드를 눈 가리고 맞추는(블라인드 테이스팅) 퀴즈를 풀었는데요. 너무 재밌다는 구성원의 의견이 많았습니다. 워크숍이 끝나자마자 마케터들과 1시간 동안 의견을 나눴죠. 그 내용을 바탕으로 치믈리에 자격시험을 기획했습니다."
▶ 시험문제 출제는 어떻게.
"문제 출제위원이 따로 있습니다. 치킨을 여러마리 시켜서 먹어보고 그걸 바탕으로 문제를 출제했죠. 수험생 입장에서 쉬운 문제부터 어려운 문제까지 다양하게 문제를 출제했습니다."
▶ 준비하면서 걱정했던 점.
"놀거리 행사가 아니라 '시험'이라는 형식이기 때문에 재미와 진지함 사이에서 중심을 잡는 게 어려웠어요. 이번 행사를 치르기 위해 치킨 700마리를 구입했는데요. 많은 양의 치킨을 직접 공수하다 보니 혹시나 음식이 상하지 않을까봐 노심초사했습니다."
▶ 반응이 뜨거웠는데 예상했나.
"시험접수 시작 1시간 만에 마감됐어요. 우리만 재밌는 게 아니고 모두가 이 행사를 기다리고 있었구나라는 생각에 더 자신감이 붙었던 것 같습니다." ▶ 배민 마케팅만의 회의 방법이 있나.
"마케팅팀은 프로젝트가 주어지거나 팀원들끼리 이야기를 하다가 좋은 기획이 떠오를 때는 '맨머리 회의'를 합니다. 아무 것도 없을 때 맨손, 맨주먹이라고 하잖아요. 일맥상통한 뜻입니다. 머릿 속에 아무런 내용이 없을 때 마케터들이 모여서 특정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대화를 하면서 기획을 합니다. 또 특이한 점은 회의 도중 해당 주제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프로젝트를 맡게 됩니다. 저희는 직급에 상관없이 프로젝트를 이끄는 리더가 될 수 있습니다."
▶ B급 감성으로 주목받고 있다.
"B급 감성은 한 마디로 '자기다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B급은 알파벳 'A' 다음을 뜻하는 'B'의 개념이 아니라 그냥 '나'는 '나다운 것'이고 다른사람과의 다름을 인정하고 나다운 걸 추구하는 게 B급 감성이라고 생각합니다."
▶ B급 감성을 키우는 방법은.
"나다운 게 뭔가를 아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자기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파악할 수 있는 과정이 있는데 예를 들면 MBTI(심리유형검사)가 될 수 있고 친구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솔직하게 들어보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를 통해 남들보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알아나가는 게 B급 감성을 키우기 위한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 마케팅 팀원들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마케팅 팀원들에게 해주는 이야기가 있는데 "살까 말까 할 땐 사고 할까 말까 할 땐 해라"라는 말을 합니다. 경험하면서 자신의 마음을 관찰하고 경험한 자산이 많이 쌓일 때 내가 몰입했던 경험을 되살려서 "내가 했던 경험들을 사람들에게 전해주고 싶다"는 마음을 갖는 겁니다. 좋은 경험이 좋은 결과를 만들어낸다고 생각합니다." ▶ 'B급 감성' 키우는 법, 회사 내엔 없나.
"회사 내에서는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회사 밖에서 맛있는 거 사먹고 좋아하는 거 즐기고 놀고 이런 경험들이 결국 '자신다움'을 키우는 일이고 그게 곧 'B급 감성'을 키우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얼른 퇴근해야죠."
▶ B급을 더 특별하게 만드는 방법은.
"B급이라는 게 다른 사람과 다른 것이기 때문에 퀄리티가 떨어지면 정말 어설프고 없어도 되는 일들이 되어버리는 겁니다. B급이 곧 자기다운 것이라면 더 디테일하게 품질을 끝까지 챙기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치믈리에에 구현한 'B급' 디테일은.
"대부분 행사에서는 축포를 꽃가루를 쓰는데 저희는 종이로 만든 닭다리를 사용했습니다. 회의에서 "꽃가루를 뿌리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가장 배민스러운게 무엇인지 고민하다가 '닭다리'로 결정했습니다. 사실 더 디테일한 모양이 나왔어야 했는데 약간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하지만. 참가자들이 SNS를 통해서 좋아해주셔서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 치믈리에 2회 행사는 언제.
"치믈리에 자격시험은 1년에 한 번 합니다. 내년에도 중복날에 진행할 예정입니다. 많은 참여와 관심 부탁드립니다." # 신세계 ? 뉴스래빗의 '신세계'는 새로이 꽃 피우는 분야를 조명합니다. 색다른 이야깃거리와 기술, 트렌드로 산업, 생활 전반을 혁신하려는 사람 및 아이디어를 소개합니다. 독자의 궁금점을 해소하기 위해 뉴스래빗이 네 발로 뛰겠습니다.
책임= 김민성, 연구= 신세원 한경닷컴 기자 tpdnjs022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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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믈리에 자격시험엔 뭔가 특별한 의도가 있을거야, 분명"
- "치열한 계산 끝에 등장한 신종 마케팅이 아닐까?"
- "이거 기획한다고 직원들 맨날 보고서 쓰고,야근 했겠지?"
뉴스래빗은 이들을 만나기 전 이렇게 믿었습니다. 인터뷰를 앞두고 진지하고, 심오한 의문이 가득한 공식 질문지까지 작성했죠. 하지만 이 질문지는 아무 소용이 없었습니다. '이사님'으로 불러야 할 팀장과 팀원이 격없는, 아주 격없는 대화를 나눌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습니다.
국내 최초 치킨 감별사 자격시험, 제1회 배달의민족(이하 배민) '치믈리에' 자격시험을 기획한 우아한형제들 마케팅실 3인을 지난 9일 서울 송파구 배민 사옥에서 만났습니다.
불현듯 다시 깨달았습니다. '아는 자는 좋아하는 자를 따라가지 못하고, 좋아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따라가지 못한다(知之者不如好之者, 好之者不如樂之者)'는 공자님의 높은 뜻을 말입니다.
시험접수 시작 1시간 만에 500명 정원이 마감될만큼 주목을 받은 건, '즐기는 자'만의 경쟁력이더군요. 뉴스래빗의 진지함을 '현웃(현실에서 웃다의 줄임말) 터짐'으로 승화시켜준 치믈리에 기획자3인을 [신세계]로 만나보시죠!.! 제1회 치믈리에 자격시험을 기획한 우아한형제들 장인성 마케팅실 실장 및 이승희 최경진, 3인의 인터뷰를 일문일답 형식으로 정리했습니다.
▶ '치믈리에 자격시험' 만든 계기는.
"한국하면 치킨이고 치킨하면 한국이잖아요. 치킨에 대한 관심과 사랑은 넘치지만 '치킨'에 대한 전문성은 없었어요. 그래서 치믈리에 자격시험을 준비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계기가 있었습니다. 회사 신입 구성원 워크숍 때 치킨 브랜드를 눈 가리고 맞추는(블라인드 테이스팅) 퀴즈를 풀었는데요. 너무 재밌다는 구성원의 의견이 많았습니다. 워크숍이 끝나자마자 마케터들과 1시간 동안 의견을 나눴죠. 그 내용을 바탕으로 치믈리에 자격시험을 기획했습니다."
▶ 시험문제 출제는 어떻게.
"문제 출제위원이 따로 있습니다. 치킨을 여러마리 시켜서 먹어보고 그걸 바탕으로 문제를 출제했죠. 수험생 입장에서 쉬운 문제부터 어려운 문제까지 다양하게 문제를 출제했습니다."
▶ 준비하면서 걱정했던 점.
"놀거리 행사가 아니라 '시험'이라는 형식이기 때문에 재미와 진지함 사이에서 중심을 잡는 게 어려웠어요. 이번 행사를 치르기 위해 치킨 700마리를 구입했는데요. 많은 양의 치킨을 직접 공수하다 보니 혹시나 음식이 상하지 않을까봐 노심초사했습니다."
▶ 반응이 뜨거웠는데 예상했나.
"시험접수 시작 1시간 만에 마감됐어요. 우리만 재밌는 게 아니고 모두가 이 행사를 기다리고 있었구나라는 생각에 더 자신감이 붙었던 것 같습니다." ▶ 배민 마케팅만의 회의 방법이 있나.
"마케팅팀은 프로젝트가 주어지거나 팀원들끼리 이야기를 하다가 좋은 기획이 떠오를 때는 '맨머리 회의'를 합니다. 아무 것도 없을 때 맨손, 맨주먹이라고 하잖아요. 일맥상통한 뜻입니다. 머릿 속에 아무런 내용이 없을 때 마케터들이 모여서 특정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대화를 하면서 기획을 합니다. 또 특이한 점은 회의 도중 해당 주제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프로젝트를 맡게 됩니다. 저희는 직급에 상관없이 프로젝트를 이끄는 리더가 될 수 있습니다."
▶ B급 감성으로 주목받고 있다.
"B급 감성은 한 마디로 '자기다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B급은 알파벳 'A' 다음을 뜻하는 'B'의 개념이 아니라 그냥 '나'는 '나다운 것'이고 다른사람과의 다름을 인정하고 나다운 걸 추구하는 게 B급 감성이라고 생각합니다."
▶ B급 감성을 키우는 방법은.
"나다운 게 뭔가를 아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자기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파악할 수 있는 과정이 있는데 예를 들면 MBTI(심리유형검사)가 될 수 있고 친구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솔직하게 들어보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를 통해 남들보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알아나가는 게 B급 감성을 키우기 위한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 마케팅 팀원들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마케팅 팀원들에게 해주는 이야기가 있는데 "살까 말까 할 땐 사고 할까 말까 할 땐 해라"라는 말을 합니다. 경험하면서 자신의 마음을 관찰하고 경험한 자산이 많이 쌓일 때 내가 몰입했던 경험을 되살려서 "내가 했던 경험들을 사람들에게 전해주고 싶다"는 마음을 갖는 겁니다. 좋은 경험이 좋은 결과를 만들어낸다고 생각합니다." ▶ 'B급 감성' 키우는 법, 회사 내엔 없나.
"회사 내에서는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회사 밖에서 맛있는 거 사먹고 좋아하는 거 즐기고 놀고 이런 경험들이 결국 '자신다움'을 키우는 일이고 그게 곧 'B급 감성'을 키우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얼른 퇴근해야죠."
▶ B급을 더 특별하게 만드는 방법은.
"B급이라는 게 다른 사람과 다른 것이기 때문에 퀄리티가 떨어지면 정말 어설프고 없어도 되는 일들이 되어버리는 겁니다. B급이 곧 자기다운 것이라면 더 디테일하게 품질을 끝까지 챙기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치믈리에에 구현한 'B급' 디테일은.
"대부분 행사에서는 축포를 꽃가루를 쓰는데 저희는 종이로 만든 닭다리를 사용했습니다. 회의에서 "꽃가루를 뿌리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가장 배민스러운게 무엇인지 고민하다가 '닭다리'로 결정했습니다. 사실 더 디테일한 모양이 나왔어야 했는데 약간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하지만. 참가자들이 SNS를 통해서 좋아해주셔서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 치믈리에 2회 행사는 언제.
"치믈리에 자격시험은 1년에 한 번 합니다. 내년에도 중복날에 진행할 예정입니다. 많은 참여와 관심 부탁드립니다." # 신세계 ? 뉴스래빗의 '신세계'는 새로이 꽃 피우는 분야를 조명합니다. 색다른 이야깃거리와 기술, 트렌드로 산업, 생활 전반을 혁신하려는 사람 및 아이디어를 소개합니다. 독자의 궁금점을 해소하기 위해 뉴스래빗이 네 발로 뛰겠습니다.
책임= 김민성, 연구= 신세원 한경닷컴 기자 tpdnjs022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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