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탄행복아카데미에서 강의하는 윌리엄 리 부탄문화원장(왼쪽부터), 티벳박물관장 현장 스님, 자비명상 이사장 마가 스님, 싱잉볼 명상가 천시아 씨.
부탄행복아카데미에서 강의하는 윌리엄 리 부탄문화원장(왼쪽부터), 티벳박물관장 현장 스님, 자비명상 이사장 마가 스님, 싱잉볼 명상가 천시아 씨.
문재인 대통령은 ‘잠룡’ 시절이던 지난해 7월 2주간의 ‘히말라야 트레킹’을 떠났다. 네팔을 거쳐 부탄에서 체링 톱게 총리를 만났다. 문 대통령은 당시 부탄의 국민총행복지수(GNH)와 지속가능 발전을 주제로 장시간 대화를 나눴다. 카르마 우라 국민행복위원장 등 GNH 철학을 국가 정책에 반영하는 주요 지도자들도 만났다.

지난해 10월엔 답방차 방한한 탄딘왕축 부탄 보건부 장관과 만나 “집권하면 국민행복지수를 적극 도입하겠다”고 말했다고 윌리엄 리(한국명 이임재) 한국·부탄우호협회 회장 겸 부탄문화원장(37)이 10일 전했다.

행복지수가 높기로 유명한 부탄의 행복 비결을 전해주는 ‘부탄행복아카데미’가 오는 24일 서울 청담동 부탄문화원에 문을 연다. 양국 간 수교 30주년을 기념해 열리는 이 아카데미는 부탄 정부의 공식기구인 부탄행복연구소와 국가행복위원회, 한국·부탄우호협회와 티베트박물관(관장 현장 스님), 사단법인 자비명상(이사장 마가 스님)의 공동 주관으로 10주 과정의 ‘부탄행복명상 지도자 과정’을 개설, 부탄의 행복 비결을 보다 널리 전할 지도자를 양성할 계획이다.

지도자 과정은 ‘행복왕국’으로 불리는 부탄의 현황과 정신문화, 자신에게 집착하는 아상(我相)을 잘라내고 야생동물을 길들이듯 자신의 마음을 길들이는 명상법, 국민 행복을 최고의 가치이자 목표로 삼는 부탄의 GNH, 종의 울림을 통해 의식을 깊은 상태로 이끄는 싱잉볼 명상, 부탄 고승 초청 수행지도, 행복명상 템플스테이에 이어 7박8일간의 부탄 현지 행복명상 워크숍 및 성지순례 등으로 진행된다. 미국에서 부탄 불교를 접하고 수행자가 된 이임재 원장과 마가·현장 스님, 싱잉볼 명상가 천시아 씨 등이 강사로 나선다. 참가비는 80만원. 현지 워크숍과 명상실참 지도 비용(289만원)은 따로 내야 한다.

미국 월가에서 12년간 펀드매니저로 일하다 홍콩에서 아트펀드를 운영 중인 이 원장은 이날 서울 인사동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사람들은 흔히 행복과 행복의 조건을 혼동하는데, 부탄에서는 정부가 행복지수를 높이기 위한 행복의 조건과 환경을 제공하고, 국민 각자는 스스로 맞춤형 명상을 통해 ‘행복의 기술’을 익히고 행복도를 높인다”고 설명했다.

서화동 문화선임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