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흐르는 아침] 영화 '리처드 3세'와 윌리엄 월턴
셰익스피어의 영국 역사극엔 요크 가문과 랭커스터 가문 사이의 ‘장미 전쟁’으로 대표되는 중세 영국의 왕권 다툼이 나온다. 이를 보면 인척간의 골육상쟁임을 알 수 있다. 요크 가문 내부에도 같은 일이 반복된다. 그 정점에 있는 인물이 리처드 3세다.

그는 큰형 에드워드 4세의 건강이 악화되자 경쟁자인 둘째 형에게 반역 음모를 뒤집어씌워 죽이고, 큰형에게는 사생아라는 소문을 퍼뜨려 다음 왕인 조카의 정통성을 부인한다. 결국 왕이 된 리처드는 조카마저 암살한다. 김정남의 죽음을 보며 이 장면이 생각났다.

영화 ‘리처드 3세’(1955)는 주역은 물론 감독까지 맡은 로렌스 올리비에가 셰익스피어의 동명 연극을 약간 줄여 제작한 것이다. 음악영화는 아니지만 영국의 유명 작곡가 윌리엄 월턴이 음악을 맡아 음모로 가득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유형종 음악·무용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