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제이스는 10일(한국시간) 캐나다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ALDS) 3차전에서 연장 10회 말 6 대 6 상황에 끝내기 득점으로 ALCS 티켓을 따냈다. 블루제이스는 이날 승리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8개팀 가운데 가장 먼저 챔피언십 시리즈에 진출했다. 추신수는 2차전에 이어 3차전에도 결장하며 가을야구를 마쳤다.
하지만 그 순간 텍사스 2루수 루그네드 오도어의 악송구가 나왔다. 1루수 미치 모어랜드가 빠진 공을 잡는 사이 3루 주자 엔카나시온이 홈으로 쇄도했다. 모어랜드가 홈으로 송구했지만 도널드슨 먼저 홈 터치를 하면서 로저스센터는 열광의 도가니가 됐다. 텍사스 벤치에서 어필했지만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당시 5차전에서 남은 앙금 때문에 올 시즌 두 팀의 ALDS는 어느 때보다 치열할 것으로 예상됐다. 시즌 중엔 주먹다짐까지 했다.
심판진은 ‘볼 데드’를 선언했다. 하지만 텍사스 벤치에서 강력하게 항의하자 판정은 MLB 사무국으로 넘어갔다. 사무국은 오도어의 득점을 인정했다. 토론토 벤치가 항의했지만 판정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로저스센터는 과열됐다. 오물을 투척하는 관중까지 있었다.
돔 구장 만원관중의 야유는 텍사스를 위축되게 했다. 텍사스 내야진은 뭔가에 홀린 듯 3연속 실책으로 1사 만루 위기를 자초하더니 끝내 동점을 내줬다. 흔들리지 않던 에이스 콜 해멀스도 이 과정에서 강판됐다.
텍사스는 굴욕을 뼈에 새겼다. 그리고 바티스타에게 복수했다. 올 5월 16일 열린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주먹으로 갚아줬다. 바티스타가 2루로 쇄도하며 거칠게 슬라이딩 하자 2루수 오도어가 그에게 강펀치를 날린 것이다. 바티스타의 눈동자가 풀리고 고글이 벗겨질 만큼 강한 펀치였다. 오심 시비 당시 역전 주자와 홈런 타자 간의 충돌이기도 했다. 곧 양팀 선수들이 2루 베이스 위에 모여 난투극을 벌였다. 8명이 퇴장당했고 오도어에겐 8경기 출장정지 징계가 내려졌다.
토론토도 설욕을 다짐했다. 하지만 물리적 복수는 아니었다. 바티스타는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가진 MLB닷컴과의 인터뷰에서 “텍사스전에 야유 받을 각오 정도는 하고 있다” 면서 “복수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 이기는 것만 생각한다”고 말했다.
내년 시즌부터 자유계약(FA) 선수가 되는 바티스타는 올 시즌 116게임에 출전해 타율 0.234, 99안타 22홈런 69타점을 기록했다. 바티스타는 9회 이후 동점 혹은 역전을 만드는 ‘클러치 홈런’을 통산 11번 기록했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폴 골드슈미츠와 함께 메이저리그 역대 1위 성적이다.
전형진 한경닷컴 기자 withmol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