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운대 - 한국 해수욕장의 1번지
부산 동백역에서 내리면 동백섬을 지나 해운대로 갈 수 있다. 해운대해수욕장이 시작되는 지점에는 부산 웨스틴조선호텔이 있다. 여기서부터 본격적으로 모래사장이 나타난다. 해운대해수욕장의 모래는 해운대구 우동의 장산계곡에서 발원하는 춘천천(春川川)으로부터 유입된 모래와 조개껍데기가 오랜 세월 풍화작용을 거쳐 다듬어진 것이다. 모래찜질과 물놀이를 즐기다 보면 시간이 순식간에 흘러간다.
해가 지더라도 해운대의 낭만은 사라지지 않는다. 2005년에는 해운대해수욕장 경관조명 공사가 완공돼 밤까지 바다를 즐길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제10회 바다축제 개막에 맞춰 불을 밝힌 경관조명은 해운대해수욕장 전 구간과 달맞이길 일대에 설치됐다. 부산 웨스틴조선호텔에서 한국콘도 앞까지 1.6㎞가량 펼쳐져 있으며 피서철에는 오전 2시까지 가동한다. 해수욕장의 광장과 보행로, 주변 수목 등과 어우러진 조명은 로맨틱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해변의 낭만을 북돋워준다.
동백섬 - 한 바퀴 돌며 치유의 시간을

걷다 보면 누리마루 APEC 하우스가 나타난다. 2005년 APEC 정상회의 회의장으로 쓰인 곳으로 지금은 하루평균 4000~5000명이 찾는 관광명소가 됐다. 세계의 정상이라는 뜻의 누리마루는 한국 고유의 정자를 본떠 만들었다. 내부에는 작은 등대가 세워진 전망대가 있는데 동백

전망대 근처에선 ‘해운대(海雲臺)’라고 쓰인 석각을 볼 수 있다. 통일신라 말기의 학자이자 문장가인 고운 최치원(857~?)의 글씨다. 만년에 가야산으로 입산할 때 이곳을 지나다가 아름다운 경치에 반해 절벽 아래 큰 바위에 ‘해운대’라는 글자를 남긴 것이 오늘에 이르고 있다. 동백섬 정상으로 올라가면 최치원 선생 동상과 기념비가 있으니 들러보면 더욱 좋다.
더베이 101 - 눈부신 야경에 더 화려한 밤

마린시티를 마주 보고 있는 ‘더베이 101’은 자연 풍광과 마린시티의 야경을 감상하기 위한 최적의 장소다. 낮보다 밤에 찾는 사람이 더 많다. 어둠이 내리기 시작하면 더베이 101에 모여든 사람들은 저마다 카메라를 꺼내 들고 사진 촬영에 바쁘다.

달맞이길 - 드라이브하며 멋진 추억을
달맞이길은 해운대해수욕장을 지나 송정해수욕장으로 향하는 길목(와우산 중턱)에 있는 유명 드라이브 코스 중 하나다. 벚나무와 송림이 울창하게 들어찬 호젓한 오솔길로, 15번 이상 굽어진다고 해 ‘15곡도(曲道)’라고도 하며 길이는 8㎞에 달한다. 특히 정월 대보름날 달빛과 어우러진 바다의 정취를 즐길 수 있다.
길목 중간 부분에는 달맞이동산이 조성돼 있다. 이곳에는 1997년 2월 건립한 정자 ‘해월정(海月亭)’이 있다. 달을 가장 멋지게 볼 수 있는 해월정은 정월에 달빛을 받으면 사랑의 언약이 이뤄진다는 전설 때문에 연인들이 많이 찾는다. 벚나무와 소나무가 우거진 굽잇길을 올라가면 산 정상에 해마루 전망대가 나타난다. 아침에 망망대해 위로 떠오르는 해를 볼 수 있는 곳으로 해운대 신도시를 비롯해 광안대교, 오륙도, 태종대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푸른 바다, 백사장, 동백숲, 소나무 숲이 어우러진 절경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멋진 추억을 선사한다.
김명상 기자 terr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