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흐르는 아침] 쇼스타코비치 '피아노 협주곡 제1번 c단조'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의 피아노 협주곡 제1번(1933)은 특히 마지막 악장에서 손가락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빠른 기교를 요구하는 난곡으로 유명하지만 더욱 흥미로운 것은 독주악기 편성이다. 피아노 외에 트럼펫이 보조 독주악기로 등장하기 때문이다.

트럼펫 주자는 원래 자리 대신 피아니스트 뒤에 앉아서 느닷없이(물론 악보에 의거해) 끼어들곤 한다. 독주악기 구성 때문에 바로크 콘체르토의 형식을 20세기에 되살렸다고 평가하는 의견도 있지만 전체적인 구성이나 스타일로 보면 과잉해석일 듯하고, 고전-낭만주의 시대의 협주곡 형식에 의거하되 트럼펫을 통해 새로운 뉘앙스와 유머를 삽입했다고 보면 충분할 것이다. 이처럼 전통의 가치를 존중하면서 새로움을 더하고 둘 사이의 조화로움을 추구한다는 것! 우리 사회 곳곳에서 구해야 할 태도이리라.

유형종 < 음악·무용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