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관광명소를 순환하는 트롤리버스
서울의 관광명소를 순환하는 트롤리버스
관광할 시간은 짧은데 가고 싶은 곳이 많다면 어떻게 할까. 시티투어버스부터 찾아보자. 런던, 에든버러, 시애틀 등 세계 각국의 유명 도시는 저마다 특색있는 시티투어버스를 운영한다. 널리 알려진 관광명소를 순환하며 관광객을 실어나르는 시티투어버스는 한 도시를 알차게 여행하도록 돕는다. 국내에도 도시 구석구석을 도는 시티투어버스가 주요 지역마다 운행하고 있다. 이제 찌는 듯한 더위 속을 헤매는 고생은 안녕이다.
 서울 홍대 앞 트릭아이미술관의 거대 물고기가 튀어나올 듯한 입체그림
서울 홍대 앞 트릭아이미술관의 거대 물고기가 튀어나올 듯한 입체그림
남산·63빌딩·홍대…하루에 다 즐기는 서울
서울 시티투어…남산 찍고 젊음 넘치는 홍대까지

넓고 복잡한 서울. 주어진 시간이 하루 정도라면 어디로 갈지 정하기란 쉽지 않다. 서울의 핵심 장소를 두루 도는 시티투어버스에 타면 고민이 절로 해결된다. 서울 시티투어버스는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매일 출발한다. 모두 4종류로 도심·고궁 코스, 서울 파노라마 코스, 야경 1층 코스, 야경 2층 코스 등이 있다. 도심·고궁 코스와 서울 파노라마 코스는 각각 30분, 1시간 간격으로 정해진 코스를 오가며 여행지 앞에 탑승객을 내려주고 태우는 순환형이다. 야경 1층 코스와 야경 2층 코스는 각각 1층 버스와 2층 버스로 주제에 맞는 장소를 하루 1회 1시간 30분 코스로 운행하는 테마형이다. 이 구간에는 1900년대 초기의 전차를 닮은 트롤리버스를 운행한다.

가장 인기 있는 것은 서울 파노라마 코스다.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30분 간격으로 운행된다. 도심을 가로지르는 길을 따라 남산에 오르고, 63스퀘어에서 한강을 구경하고, 젊음이 넘치는 홍대거리에서 이색적인 미술관을 경험할 수 있다.

서울 파노라마 코스에서 탑승객이 가장 많이 내리는 곳은 남산케이블카 정차장이다. 케이블카를 타고 신록이 우거진 남산에 오르면 서울의 전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버스는 한강 옆 63스퀘어에도 정차한다. 수족관 63씨월드, 밀랍인형 박물관 63왁스뮤지엄, 60층 전망대에 있는 미술관 63스카이아트가 인기다.

홍대 앞에는 착시 체험을 할 수 있는 트릭아이미술관이 있다. 평면 위의 그림을 3차원으로 보이게 만든 곳이다. 내부에는 평균기온이 영하 4℃에 불과한 아이스뮤지엄도 있다. 10m 길이의 얼음 미끄럼틀과 얼음 자동차를 타고 얼음 침대에 누우면 무더위도 사라진다. 서울시티투어버스 (02)777-6090

춘천, 막국수 먹고 카누 타며 '五感만족'
춘천 시티투어…탑승권 한 장으로 모든 곳을 자유롭게


문무대왕릉이 보이는 바다에서 뛰노는 아이들
문무대왕릉이 보이는 바다에서 뛰노는 아이들
춘천에서 여행자들이 즐겨 찾는 장소는 공지천과 제이드가든, 김유정문학촌, 명동 낭만시장, 애니메이션박물관, 구봉산전망대 카페거리 등이다.

공지천에는 수변 산책로와 조각공원, 보트장 등이 갖춰져 있다. 자전거를 빌려 타고 의암호 주변을 한 바퀴 돌아보는 것도 시원함을 선사한다. 카누는 호반의 도시 춘천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레포츠다. 물레길에서 느리고 여유롭게 카누를 타면 몸과 마음이 치유되는 기분이 든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운영하는 유럽풍 정원인 제이드가든에는 영국식 보더 가든, 아름다운 분수와 식물의 정형미가 어우러진 이탈리안 가든 등 주제별로 다양한 수목원이 꾸며져 있다. 신동면 증리(실레마을)에는 작가 김유정을 기리는 문학촌이 있다. 대표작 ‘봄봄’을 펼친 책 조형물이 있으며 생가와 전시관, 연못, 동상 등이 방문객을 반긴다.

춘천 물레길에 정박된 카누
춘천 물레길에 정박된 카누
춘천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음식. 춘천막국수체험박물관, 명동 낭만시장, 구봉산전망대 카페거리에서 먹거리와 커피를 즐길 수 있다.

주요 관광지를 효과적으로 보려면 춘천 시티투어가 제격이다. 맞춤형과 순환형 두 가지가 있다. 맞춤형은 소양댐, 청평사, 김유정문학촌, 강촌레일바이크, 물레길, 소양댐, 강원도립화목원, 춘천막국수체험박물관 등을 지난다. 춘천역 1번 출구에서 오전 10시30분 출발해 오후 5시30분에 일정을 마친다. 요일별로 코스가 다르니 일정과 취향에 맞춰 선택하면 된다. 춘천역에서 출발하는 순환형은 A코스와 B코스로 나뉜다. 코스별로 45인승 버스가 1일 3회 운행하며, 춘천의 인기 관광지를 돈다. A코스는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1시30분까지, B코스는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2시30분까지 각각 두 시간 간격으로 총 3회 출발한다. 순환형 코스는 당일 승차권 한 장으로 자유롭게 환승할 수 있다. 춘천시청 관광정책과 (033)250-3089

경주, 발길 닿는 모든 곳에 신라의 숨결
경주 시티투어 2코스…찬란한 신라의 역사를 품에 안다


동궁과 월지(옛 안압지) 야경
동궁과 월지(옛 안압지) 야경
신라의 천년고도 경주에선 발길이 닿는 곳이 모두 관광지다. 석굴암 석굴은 신라 불교예술의 황금기에 조성된 인조 석굴이다. 자연 통풍, 채광, 온도와 습도를 스스로 조절하는 능력 등 석굴암의 과학적 우수성은 알면 알수록 놀랍다.

경주시 전통명주전시관이 있는 양북면 두산리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손으로 명주를 생산하는 마을이다. 명주의 역사를 알려주는 명주전시관, 명주 만드는 과정을 보여주는 명주작업관, 단체관람객을 위한 체험공간인 명주염색관이 있다.

주상절리 파도소리길은 탁 트인 바다를 바라보며 산책을 즐길 수 있는 해안 트레킹 코스다. 양남면 읍천항과 하서항 사이 1.7㎞ 구간에 조성됐다. 이곳에서는 세계적으로 희귀한 부채꼴 주상절리를 볼 수 있다.

파도소리길에서 경주 문무대왕릉까지는 10분 거리다. 버스가 정차한 봉길해변에서 200m 앞에 보이는 바위섬이 문무왕의 수중릉이다. “죽은 뒤 용이 되어 불법을 받들고 나라의 평화를 지킬 터이니 나의 유해를 동해에 장사 지내라”는 유언에 따른 것이다. 마지막 목적지는 석굴사원인 골굴사. 불가의 전통 수련법인 선무도의 총본산이어서 선무도를 체험하는 템플 스테이가 외국인에게 특히 인기다. 동해안의 신라 유적을 만날 수 있는 경주 시티투어 2코스는 매주 화·목·토·일요일 오전 10시 신경주역에서 출발한다. 경주시청 문화관광과 (054)779-6078

부산서 삼림욕…바다만 생각하면 오산
부산 시티투어…여름 절경 보여주는 자연생태 체험코스


부산 암남공원에서 송도 해수욕장까지 기암절벽이 이어진 해안 절벽 산책로
부산 암남공원에서 송도 해수욕장까지 기암절벽이 이어진 해안 절벽 산책로
갈 곳도, 볼 것도 많은 부산. 주요 관광지를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숨이 차다. 시티투어버스를 이용하면 부산 곳곳을 알차게 둘러볼 수 있다. 부산역 광장 아리랑호텔 앞에 시티투어 탑승장이 있다.

부산 시티투어는 주요 관광지에서 자유롭게 승하차하는 순환형 코스와 태종대 코스, 1일 1회 운행하는 테마 예약코스로 나뉜다. 순환형 코스는 레드라인(부산역~해운대), 블루라인(해운대~해동용궁사), 그린라인(오륙도~황령산)을 패스 한 장으로 하루 동안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테마 예약코스는 역사문화 탐방, 야경 투어, 자연생태 체험 코스로 나뉜다. 이 중 자연생태 체험 코스는 부산의 여름을 만끽하기에 좋다. 오후 2시10분 부산역을 출발해 암남공원과 아미산전망대, 낙동강하구에코센터에 정차한 후 부산역으로 돌아온다.

암남공원에선 우거진 숲 사이로 바다를 보며 삼림욕을 즐길 수 있다. 해안을 따라 기암절벽이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다. 독특한 지층 구조를 드러낸 해안 절벽은 신비로운 자연을 체험하는 학습장이다. 아미산전망대는 낙동강 하구의 모래섬과 철새 등을 보면서 자연 생태를 배우는 공간이다. 2층 전시관에는 낙동강 하구의 옛 풍경을 기록한 사진이 전시돼 있다. 사계절 내내 철새가 찾아드는 낙동강 하구 을숙도는 마지막 정차지다. 을숙도 주변에 형성된 낙동강 하류 철새도래지는 천연기념물 제179호다. 유리 벽면 너머로 습지가 펼쳐진 탐조대는 낙동강하구에코센터에서 가장 인기 있는 시설이다. 부산관광공사 1688-0098

광주 역사여행…조선 말기로 타임슬립
광주시티투어…향수 짙은 옛 근대 유산 속으로


광주 양림동 다형다방 내부
광주 양림동 다형다방 내부
광주천 건너 양림산 아래에 있는 양림동역사문화마을에는 동서양의 문화가 공존한다. 동양 문화의 대표 공간은 광주사직공원 근처의 이장우 가옥이다. 조선 말기에 지은 집으로 안채와 사랑채, 행랑채, 곳간채, 대문간을 갖췄다. 이장우 가옥에서 나와 양림산 언덕으로 오르다 보면 다형다방이 나온다. 양림동이 배출한 문화예술인의 기록이 담긴 공간이다. 다형은 광주에서 교사로 생활하며 시를 쓴 김현승 시인의 호다.

양림동의 동양문화 공간이 산 아래쪽에 있다면, 서양문화 공간은 언덕을 따라 있다. 양림동 근대건축 여행의 시작점은 호남신학대다. 선교사들의 이름을 딴 양림산 산책로를 따라 도서관 앞으로 내려오면 우일선 선교사 사택이 있다. 여기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옛 수피아여학교 커티스 메모리얼홀은 회색 벽돌이 주는 차분함과 반짝이는 호랑가시나무 잎이 어우러져 이색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더위를 식히기에 무등산만한 곳이 없다. 증심사에 들러 산사의 고즈넉함을 누리고, 의재미술관에서 화폭에 담긴 산수를 감상한 후 춘설헌 가는 길에 찻집에서 쉬면 여름 오후의 한가로움이 오롯이 느껴진다.

광주 시티투어는 네 가지 코스가 있고 주말에 운영된다. 광주송정역에서 출발해 광주의 근대 유산을 돌아보는 양림동 투어, 나주혁신도시에서 출발해 광주와 담양을 잇는 빛고을 투어 등이 있다. 광주시 관광협회 (062)233-3399

김명상 기자 terr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