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디자이너가 런던 마구간서 시작한 '스티브J&요니P'…SK, 1천억 브랜드로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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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네트웍스, SJYP 인수
대학동기 정혁서·배승연
대회상금 모아 브랜드 차려…佛·英 백화점에 입점 호평
대학동기 정혁서·배승연
대회상금 모아 브랜드 차려…佛·英 백화점에 입점 호평


정·배 디자이너는 SK네트웍스와 별도 계약을 맺고 컨설턴트 겸 수석디자이너로 일한다. 양측은 인수가격 등을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성과에 따른 인센티브를 지급받는 방식인 것으로 전해진다.
SK네트웍스는 연 50억원 수준인 이들 브랜드의 매출을 2018년까지 1000억원대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 회사는 2007년에도 부부 디자이너 강진영·윤한희 씨의 오브제·오즈세컨을 인수해 당시 400억원이던 매출을 2000억원대로 키웠다. 특히 오즈세컨을 미국 바니스뉴욕백화점에 입점시키는 등 북미 시장 유통망을 확보하는 데 강점을 보여왔다.
이번 계약으로 SK네트웍스라는 든든한 날개를 단 두 디자이너의 성공기도 주목받고 있다. 이들은 한성대 의상학과 96학번 동기로 2003년 영국 유학길에 올랐다. 정씨는 센트럴세인트마틴스예술대학(CSM), 배씨는 런던패션대학(LCF)에서 공부했다. 두 사람의 유학 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학비와 생활비를 벌기 위해 갖은 아르바이트를 전전했다. 턱없이 높은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해 이스트런던의 작은 마구간을 개조해 숙소 겸 작업실로 사용하기도 했다.
패션대회에 나가 탄 상금이 돌파구가 됐다. 정씨는 한국인 최초로 CSM을 수석으로 졸업했고, 유럽 예술대학들의 수석 졸업자가 겨루는 벨기에패션위크에서 대상을 차지했다. 그때 받은 상금 2000만원을 바탕으로 2006년 영국에서 스티브J&요니P를 론칭했다. 2008년 세계 4대 패션위크인 런던패션위크에 데뷔할 수 있었던 경제적인 기반도 상금이 10만달러(약 1억원)인 제일모직의 삼성패션디자인펀드(SFDF) 수상자로 선정되면서 마련했다.
정씨는 “고생 끝에 세상에 선보인 브랜드지만 SK네트웍스라면 ‘글로벌 패션 브랜드로의 진화’라는 꿈을 위해 함께 달려갈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김선주 기자 sak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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