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가 메추리알을 화폭에 담아낸 계기는 무엇일까.
“어느 날 작업실 근처 슈퍼마켓에 갔다가 메추리알을 보게 됐어요. 메추리알 한 판을 보니 모두 얼룩덜룩한 무늬가 있는데 귀퉁이에 있는 한 알은 무늬도 없이 흰색에 가까운 색이더군요. 다른 메추리알과 다른 모습을 지녔지만 위축되지 않고 당당하게 있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당시 작가로서 참 힘든 시기였는데…. 용기를 얻었습니다.”
크고 작은 메추리알은 그의 작품 속에서 전자회로 도면 이미지 위에 등장하고, 화분 위에서 꽃처럼 피어난다.
“메추리알은 다른 알에 비해 작고 볼품없어 보입니다. 자신의 태생적인 부분이 부족하다고 느끼면 콤플렉스가 될 수 있지만 그것을 극복하면 다른 어떤 존재보다 더 당당해 보일 수 있어요.”(02)2105-8192
김인선 기자 ind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