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 王家의 심장 에든버러를 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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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든버러의 첫 인상은 귀족 가문의 조용한 숙녀와 마주하는 것 같았다. 도시 곳곳에 들어선 조지안 스타일의 건물들과 오래된 벽돌길, 잘 다듬어진 공원과 우뚝 솟은 성은 기품이라는 말을 떠올리게 한다. 고풍스러운 건물들이 저녁 햇살에 붉게 물들 때 바람에 실린 백파이프 소리가 아련하게 번져왔다.
스코틀랜드인의 자존심, 에든버러 성
에든버러는 영국이지만 영국이 아닌 것 같은 느낌이다. 도시의 풍경도 다르지만 언어도 확연히 다르다. 사투리가 굉장히 심하다. 사람들은 영어를 말하지만 마치 독일어처럼 들린다. 파운드화를 사용하지만 화폐 디자인도 잉글랜드 지역과 다르다.
올드타운 서쪽의 바위산에 자리한 에든버러 성(Edinburgh Castle)은 스코틀랜드 사람들의 자부심을 상징한다. 6세기에 처음 지어진 에든버러 성은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의 격렬한 투쟁사를 보여주는 현장이기 때문이다.
오늘날 성의 대부분은 군사 박물관으로 이용되고 있다. 수많은 전시품 중 제임스 2세의 손자 찰스 에드워드가 일으킨 1746년의 컬로든 모어 전투에서 사용된 군기 조각도 있다. 스코틀랜드인들이 국가의 자랑스러운 유물처럼 다루는 물건이다. 또한 16세기에 만들어진 스코틀랜드 전통의 왕관, 칼, 지휘봉 등이 전시돼 있다.
많은 작가가 배출된 에든버러에서 가장 사랑받는 작가는 소설 ‘아이반호’로 유명한 월트 스콧 경이다. 에든버러 시내 한가운데에 우뚝 서 있는 스콧 기념탑은 스콧 경의 죽음을 애도하기 만들어진 것이다. 에든버러의 정수를 품은 로열마일
에든버러의 가을을 즐기는 좋은 방법 중 하나는 로열마일(Royal Mile)을 천천히 거니는 것이다. 여기만 거닐어도 에든버러는 다 봤다고 할 수 있을 정도다. 올드타운에 있는 로열마일은 에든버러 성과 홀리루드하우스 궁전 사이에 뻗은 길이 1.6㎞의 자갈길이다. 지도에는 보통 하이 스트리트(High Street)라고 표시돼 있다. 과거에는 귀족들만 걸을 수 있었기 때문에 로열마일이라 부른다. 이곳에는 전통 토산품점, 오래된 펍, 시립박물관, 천문관측대, 스코틀랜드 각지의 위스키를 한자리에 모은 ‘스코치 위스키 헤리티지 센터’ 같은 볼거리가 늘어서 있다.
평범한 백성들은 로열마일 대신 클로스(close)라는 작은 오솔길로 다녀야 했다. 클로스 중 가장 유명한 곳은 브로디스(Brodie’s) 클로스다. 낮에는 목수와 시의원으로, 밤에는 강도와 도둑으로 살다가 단두대에서 생을 마감한 윌리엄 브로디의 이름을 따서 붙여졌다. 그의 이중적인 캐릭터는 영국 소설가 R.L.B.스티븐슨에게 영감을 줬고, 소설 ‘지킬박사와 하이드’로 쓰여졌다.
로열마일 끝의 홀리루드하우스 궁전(Palace of Holyroodhouse)은 영국 왕실이 에든버러를 방문할 때 사용하는 궁전이다. 바로크 양식으로 호화롭게 지은 궁전은 과거 부유했던 스코틀랜드의 영광을 그대로 보여준다. 여왕의 식당에서는 16~17세기의 찻잔과 수저 장식물 등을 볼 수 있다.
낭만적인 에든버러의 야경, 칼튼 힐
가을에 잠긴 에든버러를 보고 싶다면 프린스 스트리트 동쪽 끝의 칼튼 힐(Calton Hill)로 가면 된다. 해발 105m 높이지만 대부분 평지인 에든버러에서는 높은 언덕과 같다. 칼튼 힐에는 에든버러의 역사를 보여주는 기념비가 가득하다. 칼튼 힐에서 가장 크고 눈에 띄는 건물은 국립 기념비다. 나폴레옹 전쟁에서 전사한 용감한 스코틀랜드 민족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졌다. 에든버러 최고의 건축가 중 한 명인 윌리엄 헨리 플레이페어가 아테네의 신전을 본떠 설계한 것으로, 1822년 공사에 들어갔지만 재정상의 문제로 완공되지 못했다. 저녁 무렵 칼튼 힐에 올라가면 넬슨 기념비, 스콧 기념탑, 에든버러 시내를 붉게 물들인 노을을 볼 수 있다.
여행 정보
한국에서 에든버러까지 가는 직항이 없기 때문에 런던을 거쳐 가는 법이 제일 간단하다. 이지젯, 라이언에어 등 저가 항공편을 이용하면 싸다. 에딘버러공항은 시내 북서쪽으로 약 16㎞ 떨어져 있다.
런던 빅토리아 코치 스테이션에서 에든버러까지 매일 내셔널 익스프레스 버스가 운행된다. 9~12시간 정도 걸린다.
런던 킹스 크로스 역에서는 매일 20회 정도 에든버러까지 가는 기차가 운행된다. 4시간30분~5시간 정도 걸린다.
에든버러 = 최갑수 여행작가 ssoochoi@naver.com
스코틀랜드인의 자존심, 에든버러 성
에든버러는 영국이지만 영국이 아닌 것 같은 느낌이다. 도시의 풍경도 다르지만 언어도 확연히 다르다. 사투리가 굉장히 심하다. 사람들은 영어를 말하지만 마치 독일어처럼 들린다. 파운드화를 사용하지만 화폐 디자인도 잉글랜드 지역과 다르다.
올드타운 서쪽의 바위산에 자리한 에든버러 성(Edinburgh Castle)은 스코틀랜드 사람들의 자부심을 상징한다. 6세기에 처음 지어진 에든버러 성은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의 격렬한 투쟁사를 보여주는 현장이기 때문이다.
오늘날 성의 대부분은 군사 박물관으로 이용되고 있다. 수많은 전시품 중 제임스 2세의 손자 찰스 에드워드가 일으킨 1746년의 컬로든 모어 전투에서 사용된 군기 조각도 있다. 스코틀랜드인들이 국가의 자랑스러운 유물처럼 다루는 물건이다. 또한 16세기에 만들어진 스코틀랜드 전통의 왕관, 칼, 지휘봉 등이 전시돼 있다.
많은 작가가 배출된 에든버러에서 가장 사랑받는 작가는 소설 ‘아이반호’로 유명한 월트 스콧 경이다. 에든버러 시내 한가운데에 우뚝 서 있는 스콧 기념탑은 스콧 경의 죽음을 애도하기 만들어진 것이다. 에든버러의 정수를 품은 로열마일
에든버러의 가을을 즐기는 좋은 방법 중 하나는 로열마일(Royal Mile)을 천천히 거니는 것이다. 여기만 거닐어도 에든버러는 다 봤다고 할 수 있을 정도다. 올드타운에 있는 로열마일은 에든버러 성과 홀리루드하우스 궁전 사이에 뻗은 길이 1.6㎞의 자갈길이다. 지도에는 보통 하이 스트리트(High Street)라고 표시돼 있다. 과거에는 귀족들만 걸을 수 있었기 때문에 로열마일이라 부른다. 이곳에는 전통 토산품점, 오래된 펍, 시립박물관, 천문관측대, 스코틀랜드 각지의 위스키를 한자리에 모은 ‘스코치 위스키 헤리티지 센터’ 같은 볼거리가 늘어서 있다.
평범한 백성들은 로열마일 대신 클로스(close)라는 작은 오솔길로 다녀야 했다. 클로스 중 가장 유명한 곳은 브로디스(Brodie’s) 클로스다. 낮에는 목수와 시의원으로, 밤에는 강도와 도둑으로 살다가 단두대에서 생을 마감한 윌리엄 브로디의 이름을 따서 붙여졌다. 그의 이중적인 캐릭터는 영국 소설가 R.L.B.스티븐슨에게 영감을 줬고, 소설 ‘지킬박사와 하이드’로 쓰여졌다.
로열마일 끝의 홀리루드하우스 궁전(Palace of Holyroodhouse)은 영국 왕실이 에든버러를 방문할 때 사용하는 궁전이다. 바로크 양식으로 호화롭게 지은 궁전은 과거 부유했던 스코틀랜드의 영광을 그대로 보여준다. 여왕의 식당에서는 16~17세기의 찻잔과 수저 장식물 등을 볼 수 있다.
낭만적인 에든버러의 야경, 칼튼 힐
가을에 잠긴 에든버러를 보고 싶다면 프린스 스트리트 동쪽 끝의 칼튼 힐(Calton Hill)로 가면 된다. 해발 105m 높이지만 대부분 평지인 에든버러에서는 높은 언덕과 같다. 칼튼 힐에는 에든버러의 역사를 보여주는 기념비가 가득하다. 칼튼 힐에서 가장 크고 눈에 띄는 건물은 국립 기념비다. 나폴레옹 전쟁에서 전사한 용감한 스코틀랜드 민족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졌다. 에든버러 최고의 건축가 중 한 명인 윌리엄 헨리 플레이페어가 아테네의 신전을 본떠 설계한 것으로, 1822년 공사에 들어갔지만 재정상의 문제로 완공되지 못했다. 저녁 무렵 칼튼 힐에 올라가면 넬슨 기념비, 스콧 기념탑, 에든버러 시내를 붉게 물들인 노을을 볼 수 있다.
여행 정보
한국에서 에든버러까지 가는 직항이 없기 때문에 런던을 거쳐 가는 법이 제일 간단하다. 이지젯, 라이언에어 등 저가 항공편을 이용하면 싸다. 에딘버러공항은 시내 북서쪽으로 약 16㎞ 떨어져 있다.
런던 빅토리아 코치 스테이션에서 에든버러까지 매일 내셔널 익스프레스 버스가 운행된다. 9~12시간 정도 걸린다.
런던 킹스 크로스 역에서는 매일 20회 정도 에든버러까지 가는 기차가 운행된다. 4시간30분~5시간 정도 걸린다.
에든버러 = 최갑수 여행작가 ssoochoi@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