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저에서 액션히어로로 완벽 변신

4일 오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한경 텐아시아와 만난 그는 “그때와 느낌이 다르다”며 “‘감시자들’은 주변에서 받쳐준다는 느낌이었고, 지금은 내가 전면에 나서 끌고 가는 입장이다. 이번에는 뭔지 모를 책임감과 초조함이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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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성은 “요즘 영화의 시류니까 나도 보여줘야지 이런 것보다 태석의 변화를 보여주기 위해 당연한 거였다”며 “태석은 루저에서 액션 히어로로 변모한다. 그걸 가장 쉽게 보여주는 게 노출”이라고 웃음 지었다.
냉동 창고 안에서 상반신을 드러낸 정우성과 최진혁은 목숨을 건 내기 바둑 승부를 펼친다.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탄탄한 몸매의 격돌이다.
“30대 후반 어느 순간부터 운동이 생활화됐어요. 액션 영화를 계속 할 마음이 있는 배우다 보니 평상시 체력관리가 중요한 것 같아요. 그런데 냉동 창고 촬영을 앞두고는 오히려 운동을 하지 않았죠. 깎은 듯한 몸보다는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몸을 보여주고 싶었거든요.”
추구하는 액션의 뉘앙스는 달라지겠지만 관리만 잘한다면 50~60대에도 액션 연기를 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게 그의 설명이다.
‘신의 한 수’는 바둑 영화지만, 정우성은 바둑을 전혀 못 둔다. 물론 바둑을 몰라도 영화의 재미는 충분하다. 정우성이 이 작품을 선택한 것도 이런 이유다. 그는 “바둑을 전혀 모르는데도 시나리오를 읽는데 재밌었다. 그래서 바둑을 모르는 사람도 볼 수 있는 영화란 생각이 들었다”며 “그리고 ‘감시자들’보다 읽기 쉬웠고, 흥행 코드도 더 많다”고 자신했다.
인생에 있어 신의 한 수는 존재할까. 극 중 주님(안성기 분)은 ‘자네 신의 한 수를 본 적 있나. 망가진 삶을 역전시킬 수 있는, 우리 인생에도 신의 한 수가 있을까’라고 묻는다. 정우성도 이 같은 신의 한 수를 통해 바꾸고 싶은 순간이 있을까.
“바꾸고 싶지 않아요. 인생의 ‘신의 한 수’는 지금, 오늘 최선을 다하는 거 아닐까요. 절대 묘수가 나타나서 내 인생을 바꿀 수 없는 것 같아요. 그리고 최선을 다하면 지금까지 바꾸고 싶었던 게 바뀌게 되죠.”
황성운 한경 텐아시아 기자 jabongdo@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