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의 명작] 신비로운 '우드'의 매력…사랑을 부르는 남자의 香
고대 이집트인들은 신에게 제사를 지낼 때 향나무 잎으로 즙을 내 몸에 발랐다. 신과 인간의 교감을 위한 매개체로 활용한 것이다. 이집트인들은 미라를 만들 때도 향료를 이용했다. 방부 효과가 뛰어난 침향(沈香·oud)을 사용했다. 침향은 침향나무에서 추출한 수지(나뭇진)를 말한다.

침향, 즉 우드는 향수 원료로도 오랫동안 사랑받았다.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데 효과적이라 ‘천상의 향’으로 불렸다. 우디 계열 향수의 대표 주자는 영국 향수 브랜드 펜할리곤스다. ‘앤디미온(50㎖·14만2000원)’은 세이지, 라벤더, 다크 커피 향이 어우러진 향이다. 여성들이 남자 친구에게 원하는 향기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깨끗하고 상쾌한 향이라 여성을 유혹하는 향수로 유명하다. 조향사 스티브 드메르카도가 만들었다. 앤디미온 라인 제품으로는 △애프터셰이브밤 △배스앤샤워젤 △셰이빙크림인튜브 △클래식캔들 등이 있다.
[향기의 명작] 신비로운 '우드'의 매력…사랑을 부르는 남자의 香
‘오퍼스 1870(50㎖·14만2000원)’은 블랙 페퍼, 유자 열매, 고수 풀 등이 어우러진 향이다. 여기에 잉글리시 클로브 로즈, 시나몬, 시더우드, 시애라 우드, 머스크 등을 섞었다. 남녀 공용이지만 전문직에 종사하는 남성들이 즐겨 뿌리는 향수다.

‘쥬니퍼 슬링(50㎖·22만2000원)’은 조향사 올리비에 크리스프가 만들었다. 오렌지 브렌디, 안젤리카, 쥬니퍼 베리에 카르다몸, 우드, 브라운 슈가를 조합했다. 야성적이면서도 부드러운 남성의 이미지를 형상화했다.

‘아이리스 프리마(50㎖·24만2000원)’는 발레의 우아함을 구현한 향수다. 조향사 알베르토 모리야스가 영국 국립발레단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었다. 베르가모, 그린 앰버, 핑크 페퍼에 재스민 삼박, 파라디소네, 샌달우드, 베티버 등을 섞었다. 발레의 모든 것을 재현한 ‘향기의 명작’으로 꼽히는 제품이다.

‘바라(50㎖·24만2000원)’는 인도 마하라자 왕국을 모티브로 삼았다. 첫 향은 과즙이 풍부한 마르멜루지만 마지막 향은 샌달 우드, 시더 우드 등이다.

우디 계열 향수의 또 다른 강자는 메종 프랑시스 커정이다. 메종 프랑시스 커정은 천재 조향사 프랑시스 커정이 만든 향수 브랜드다. ‘우드(70㎖·39만원)’는 라오스에서 채취한 우드를 사용한 관능적인 향수다. 첫 향인 샤프란이 사라지면 깊고 풍부한 우드 향을 느낄 수 있다. 마지막 향은 파촐리다.

‘우드 실크 무드(70㎖·37만5000원)’는 불가리안 장미, 모로코산 블루 카모마일, 파피루스 등을 혼합한 향수다. 실크처럼 피부를 어루만지는 듯한 향을 구현한 제품이다.

에디션 드 퍼퓸 프레데릭 말도 우드 향으로 유명한 향수 브랜드다. ‘프렌치 러버(50㎖·23만5000원)’는 조향사 피에르 부르동이 만든 우디 앰버 향수다. 안젤리카 뿌리에 베티베르풀 향을 더했다. 프랑스 파리 여성들의 우아함을 구현한 제품이다. ‘덩 테 브라(50㎖·23만5000원)’는 우드 향에 머스크 향을 더한 제품이다. 덩 테 브라란 ‘당신 품 안에서’란 뜻이다. 연인의 품 안에서 느낄 수 있는 체취를 재현했다.

세르쥬 루텐도 우드 향을 꼽을 때 빼놓을 수 없는 향수 브랜드다. ‘페미니테 드 부아(50㎖·19만원)’는 삼나무 향에 머스크 향을 섞은 제품이다. ‘상탈 마쥐스킬(50ml·19만5000원)’은 새벽의 눈 내린 아침을 형상화한 향이다. 샌달 우드, 코코아, 다마스크 로즈를 활용했다.

명품 신사복 브랜드 에르메네질도 제냐의 향수 ‘인도네시안 우드(125㎖·32만5000원)’도 손꼽히는 우드 향수다. 에르메네질도 제냐의 신사복 컬렉션에서 영감을 받은 향수 컬렉션 ‘에센제’ 중 하나다. 우드 향을 기본으로 로즈, 앰버, 파촐리를 섞어 독특한 상쾌함을 선사하는 제품이다. 조향사 쟈케 카발리에는 “매혹적이면서도 깊은 발사믹 우디향은 몸과 마음을 동시에 사로잡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선주 기자 sa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