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 사람은 오랜 친구 사이로 초등학교 때부터 두터운 우정을 쌓았는데 나중에 출세한 졸라가 친구 세잔의 재능을 조롱한 소설을 쓴 것을 계기로 결별하고 만다. 흥미로운 것은 엑상프로방스 시민들은 세잔에게 더 짙은 애정을 품고 있다는 점이다. 도시 곳곳에 세잔을 기리는 장소와 기념물은 많지만 졸라의 자취를 찾아보기는 어렵다. 야망을 꿈꾸며 파리에서 생의 대부분을 보낸 졸라보다는 평생 엑상프로방스의 자연을 사랑하고 그곳을 화폭에 담은 세잔이야말로 그들의 진정한 자랑이기 때문이다.
정석범 문화전문기자 sukbumj@hankyung.com